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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남광주 초중생 평가 때 객관식 다 없앤다”

2026.07.01 05:01

[AI 시대, 문해력 위기]
김대중 전남광주 교육감 인터뷰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교육감 당선인. /김영근 기자

“문해력이 무너지면 모든 과목 공부가 무너집니다. ‘평가의 틀’을 바꿔 바로잡겠습니다.”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을 이끌 김대중(65) 교육감이 ‘문해력 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문해력 부족으로 수학도, 과학도 손을 못 대는 학생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교육감은 내년부터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평가에 전국 최초로 ‘서·논술형 100%’를 도입하기로 했다. 객관식 정답을 고르는 교육으로는 무너진 문해력을 살릴 수 없다는 취지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평가의 서·논술형 비율은 시도별로 20~50% 수준이다. 나머지는 객관식, 단답형이다. 초등학교는 발표, 토론, 과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한다.

김 교육감은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으로 2022년 전남교육감에 취임했고,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에 당선돼 1일 취임한다. 지금까지 진보 교육감들은 보통 학력 강화보다 학생 인권을 강조해왔는데, 김 교육감은 지역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선 문해력과 학력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보는 것이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 일문일답.

-왜 평가 방식을 바꾸려 하나.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지식을 많이 외운 학생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할 줄 아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 바탕이 바로 문해력이다. 그런데 지금은 학생들이 문제를 읽어도 이해를 못 해 공부도, 정리도, 답변도 못 하는 상황이다. OMR 카드에 답을 쓰고 기계로 채점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인재를 길러낼 수 없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평가 방식을 어떻게 바꾸나.

“객관식·단답형·서술형 등이 섞여 있는 기존 평가를 모두 서·논술형으로 대체한다. 초등학교는 평가 내용이 ‘글을 읽고 쓰는 형태’로 바뀌고, 중학교는 현재 30% 안팎인 서·논술형 비율을 100%로 끌어올린다. 내년 중1을 시작으로 적용 학년을 매년 한 학년씩 넓혀갈 계획이다. 어떤 과목에 어떻게 적용할지는 논의 중이다.”

-평가를 바꾸면 문해력이 향상될까.

“평가가 바뀌지 않으면 교실 수업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서·논술형으로 평가하려면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에게 읽을거리와 주제를 주고 반응을 묻고 의견을 듣는 수업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읽고 쓰고 토론하는 경험이 쌓여야 문해력도 쌓인다.”

-채점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생길 텐데.

“‘다수에 의한 다단계 평가’를 하려고 한다. 한 답안을 2~3명의 교사가 채점하고, 점수 차가 크거나 학생·학부모가 이의를 제기하면 다른 교사가 2, 3차 평가를 이어간다. 교사 한 명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 여러 교사가 단계적으로 채점하는 방식이다. 이뿐만 아니라 AI 채점 도구도 개발해서 교사의 평가를 돕겠다.”

―교사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정책이라도 교사가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라면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가칭 ‘전남광주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을 설립해 문항 개발, 채점 기준 표준화, 교사 연수, AI 채점 도구 검증 등을 맡도록 하겠다.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통합 교육청 출범으로 변화가 큰 지금, 평가를 개혁하는 이유는.

“십수 년 전부터 평가를 바꿔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우리 교육은 한 걸음도 못 나갔다. 워낙 큰 변화라 누구도 선뜻 시작하지 못한 것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으로 조직 등을 처음부터 새로 설계하는 지금이야말로 그 첫발을 뗄 적기다. 심각한 문해력 저하 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위기감도 영향을 줬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혔는데, 교육 분야는 어떤 대비를 하나.

“일자리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과정 전환은 물론, 필요하면 학교도 설립하겠다. 현재 하나뿐인 영재학교를 3곳으로 늘리고, 하나도 없는 과학고도 3곳 신설할 계획이다. 학생이 자기 학교에 없는 심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권역별 공유 학교(가칭 ‘뉴튼학교’)도 도입한다. 지역에서 자란 학생이 지역 일자리에 취업해 지역 소멸을 막는 선순환을 이루는 게 가장 절박한 목표다.”

―드라마 ‘참교육’으로 교권 추락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데, 해결책은.

“몇몇 부적응 학생 때문에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이 침해받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이를 교사 혼자 대응하게 해선 안 된다. 민원 접수와 1차 대응을 교육청이 직접 맡을 수 있게 하겠다. 생활 지도를 전담하는 교사도 양성해 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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