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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감독까지 “강한 축구” 칭찬… 그래도 패장은 허리를 숙였다

2026.07.01 00:44

일본 1대2 역전패… 16강 실패
수세 몰리자 공중볼 약점 공략 브라질 미드필더 카제미루가 30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후반 9분 몸을 날려 헤더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공은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22번)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1번)을 잇따라 맞고 튕겨 나갔다. 카제미루는 2분 뒤 동점골을 터뜨렸고, 브라질은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던 일본 축구 대표팀이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지난 30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32강전에서 1대2 역전패를 당했다.

네덜란드·스웨덴·튀니지와 속한 F조에서 1승 2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당당히 32강에 진출한 일본은 이날 브라질에 무릎을 꿇으며 월드컵 5연속 토너먼트 패배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일본은 2002년 튀르키예, 2010년 파라과이, 2018년 벨기에, 2022년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에서 모두 패했고, 32강 체제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도 브라질을 만나 토너먼트 첫판을 넘지 못했다.

전반은 일본이 주도했다. 전반 29분 미드필더 사노 가이슈가 날카로운 드리블로 아크 정면까지 치고 올라간 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전반 내내 일본의 촘촘한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에 고전했다.

일본에 흐름을 내주자 유럽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5차례 밟은 세계적인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 브라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수를 던졌다. 미드필더 한 명을 빼고 공격수를 투입해 4-2-4 전형으로 전환한 뒤, 일본 페널티 지역으로 크로스를 끊임없이 올렸다. 일본 축구의 고질적인 공중볼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다. 이날 일본의 스리백은 모두 키 185㎝가 넘는 장신이었지만,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 변화는 결국 일본의 수비 조직에 균열을 냈다. 후반 11분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카제미루가 골문 앞에서 머리로 마무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공세를 이어간 브라질이 결실을 맺은 건 후반 추가 시간 5분.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재치 있는 패스를 받은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가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방에 많은 선수를 두고 ‘선수비 후역습’ 작전으로 나섰던 일본은 후반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하고 분패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이 브라질에 패한 직후 팬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팬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최소 8강, 우승까지 도전하겠다”는 목표엔 도달하지 못했지만, 브라질에 맞서 선전을 펼친 그에게 팬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모리야스는 “감독으로서 제 역량이 부족했다. 선수들에게 성원을 보내달라”며 “브라질과의 격차는 분명 많이 좁혀졌다. 일본이 세계 정상급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첼로티 감독도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일본은 강한 압박과 뛰어난 조직력을 갖춘 팀”이라며 상대를 칭찬했다. 영국 가디언은 “일본은 또다시 월드컵 토너먼트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6번째 월드컵 정상에 도전하는 브라질은 노르웨이-코트디부아르전 승자와 16강전을 벌인다.

이날 강호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모로코-네덜란드전에서는 모로코가 승부차기 끝에 웃었다. 선제골은 네덜란드가 터뜨렸다. 후반 27분 크리센시오 서머빌이 넘어지면서 내준 패스를 코디 학포가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를 앞두고 오는 10월 태어날 예정이던 둘째 아들을 잃는 아픔을 겪은 학포는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고, 동료들은 그를 감싸 안으며 위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 팀 모로코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수비수 이사 디오프가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연장을 소득 없이 마치고 돌입한 승부차기. 양 팀이 두 차례씩 실축하며 2-2로 맞선 가운데 모로코 수문장 야신 부누가 네덜란드 5번 키커 서머빌의 슈팅을 막아냈다. 이어 모로코의 마지막 키커 이스마엘 사이바리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3-2로 승리, 모로코에 16강행 티켓을 안겼다. 모로코는 공동 개최국 캐나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네덜란드는 이번에도 승부차기의 악몽을 떨쳐내지 못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8강에서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로 패했던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하게 됐다.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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