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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손흥민 38살, 김민재 34살…황금세대 이을 ‘미래’ 안 보인다

2026.06.30 16:54

손흥민이 지난 25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경기장에서 공을 몰고 있다. 몬테레이/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은 현재의 성적표보다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 재도약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미래의 부재’다. 손흥민(34)과 김민재(30), 이강인(25) 등 굵직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한 것도 뼈아프지만, 4년 뒤 2030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월드컵에선 이강인을 제외하곤 주축 선수들의 뒤를 이을 만한 재목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를 1승2패로 마무리한 한국 축구는 세대교체의 갈림길에 섰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 손흥민과 이재성(34) 등 이른바 ‘92년생 라인’은 사실상 이번 대회가 전성기 기량을 뽐낼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이재성은 대회 전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96년생 라인’도 상황은 비슷하다. 세계적인 수비수 김민재를 비롯해 중원의 핵심 황인범(30),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인 황희찬(30) 역시 4년 뒤면 30대 중반에 접어든다.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 고령까지 뛸 수 있는 골키퍼 김승규(36), 조현우(35) 역시 나이가 많다.

세대교체 실패의 징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 대표팀 막내였던 이강인이 이번 대회 홍명보호의 실질적 에이스로 떠오른 것 말고는 수확이 없다. 이강인에게만 치중된 공격 시도는 오히려 그를 고립시키는 악수가 되기도 했다.

이강인이 지난 25일(한국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경기장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몬테레이/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샛별’의 등장도 없었다. 한국 축구는 1998년 이동국, 2002년 박지성, 2010년 기성용, 2014년 손흥민, 2022년 이강인이 등장하며 세대교체를 알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 막내였던 배준호(23)는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고, 옌스 카스트로프(23)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 후반에 투입됐지만 실력을 보여주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측면 공격수 양현준(24)과 엄지성(24)은 교체 출전해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반짝 눈도장을 찍는 데 그쳤다. 수비수 이한범(24)과 이태석(24)은 비교적 출전 시간이 길었지만 아직 다듬어야 할 원석에 가까웠다.

뿌리부터 흔들리는 한국 축구의 위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한국 남자 23살 이하(U-23)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였다. 선수 개인의 스타성에만 의존한 ‘해줘 축구’가 빛을 보는 사이,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 위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거기에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불공정한 운영은 충성 팬들마저 돌아서게 했다.

“우리가 어떻게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지, 또 한국 축구의 발전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를 지난 10년 동안 배웠는데도 또 까먹고 똑같은 일을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미래를 꿈꾸고,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를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라도 나아가는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박지성 제이티비시(JTBC) 해설위원의 말처럼, 이제는 한국 축구의 설계도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그려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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