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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구개발 특구 첨단3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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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층 상가엔 빛바랜 임대딱지… “절망뿐인 광주에 인공호흡기”

2026.06.30 18:57

분양 완판 기대에 ‘마피’ 실종
부동산 회복 시차 1~2년 전망
“청년 호남 일자리 더 생기길”
광주연구개발특구첨단3지구와 인접한 근처 번화가 한 건물. 이미 철거된지 오래된 듯 내부가 깨끗하게 비워진 채 1층에 ‘임대’문의가 붙어있다.


1층 상가 곳곳에 빛바랜 ‘임대’ 딱지가 나붙었고, 불 꺼진 부동산 중개업소 사무실엔 적막감만 맴돌았다. 5년째 이어진 극심한 경기 침체로 청년 10만명이 짐을 쌌던 광주시. 하지만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곳에 최근 삼성과 SK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소식이 전해지며 활기의 반전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미분양 무덤에 청약 통장이 다시 모여들면서,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마침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란 지역민들의 절실한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30일 광주 광산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현장에서 만난 중개사 차모(54) 씨는 최근 전해진 대기업의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소식을 두고 “절망적이던 광주에 ‘인공호흡’을 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1년부터 미분양이 쌓이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10만명 가까이 광주를 떠났고, 법원 경매에 나오는 매물의 30~40%가 아파트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며 “하지만 최근 반도체 투자 소식이 언론을 타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물론, 투자를 결정해 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업에 종사했다는 또 다른 시민도 “최근 5년간 (아파트) 가격이 꺾이고 미분양 규모도 커 절망적이었는데, 최근 추세를 보면 분양 예정 단지들도 완판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는 2024년 인구감소 폭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했으며, 작년 말 광주시 인구영향평가 연구 보고서에서는 2050년 인구가 120만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지역 경기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아직 거리 곳곳에는 깊은 침체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광주연구개발특구첨단3지구와 인접한 광산구 중심가는 언제 폐업했는지 가늠조차 어려운 방치된 매장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광주연구개발특구첨단3지구와 인접한 위치 번화가에 있는 광주 광산구의 한 부동산 가게. 평일 낮시간대임에도 불도 켜지 않고 사무실을 비워둔 모습이다.


인근 빌딩 2곳 중 1곳에는 1층에 ‘임대’ 딱지가 붙어있었다. 문 닫은 공인중개사 사무실도 곳곳에 보였다.

현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반도체 관련 소식을 반기면서도 5년간의 침체가 워낙 깊어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소위 ‘삽’을 떠야 인부들이 오고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 할 것이란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삼성과 SK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가 침체된 지역 부동산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보지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남권 반도체 투자가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여지는 있지만, 당장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미래가치가 선 반영돼 호가가 오를 수는 있지만, 주택수요 증가나 미분양 해소와 같은 움직임은 개발이 구체화한 뒤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산구 행운공인 박모 실장은 “공장이나 기업 이전 호재로 부동산이 움직이려면 통상 1~2년의 시차가 걸리기 때문에 시장에 온기가 돌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삼성과 SK의 반도체 공장이 어디에 들어설 지를 놓고 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광주 송정동에서 만난 한 시민은 “송정1동 군공항을 전남으로 이전하는 안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데, 이 경우 영산강 맞은 편에 있는 서구의 넓은 땅을 반도체 팹을 품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광주연구개발특구첨단3지구와 인접한 근처 번화가의 2개의 빌딩 1층을 촬영한 모습. 2개의 건물 모두 1층에 ‘임대’ 문의가 붙어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광주 지역은 아무래도 터미널이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데, (군 공항을 이전하고 근처 땅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지역 중심가와 거리가 가까워 지역에 활기가 더 돌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연구개발특구첨단3지구 근처를 최적의 장소로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도심지에는 공원 등을 조성하고, 접근성 좋은 외곽에 공장이 들어서는 쪽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택시기사 김용일(61) 씨는 “호남이 홀대돼서 반도체 공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정치하는 사람들 이야기지만, 실제로 호남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며 계속 지역을 떠났고, 부모들은 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나마 이제라도 자녀든 손주든 이쪽 지역 사람들한테 일자리가 하나라도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이 아이들 키우는 데 수도권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최적의 교육환경을 만들어내겠다”며 “서남권에는 빛그린(산단) 등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입지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 등 개발이 가능한 입지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이 되면 광주공항의 민항기능이 무안공항에 통합되고 무안공항 KTX 역사까지 개통하면 수도권, 충청권, 서남권 거점 간에도 이동이 빨라질 것”이라며 “국가 교통망, 대중교통, 첨단물류체계를 패키지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임재섭·안다솜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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