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세우기까지 최소 5년…전기·물·인허가 성패
2026.06.30 16:48
정부, 인허가 단축·인프라 패스트트랙 지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반도체 공장 팹(Fab) 건설은 기업의 부지 선정부터 실제 가동까지 복잡하고 정밀한 과정을 거쳐 최소 5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와 생태계를 구축하고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얼마나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반도체 공장 건립은 일반 제조공장과 달리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기업의 투자 결정 이후 입지 선정과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 산업단지 지정, 각종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이후 기반시설 조성과 공장 건설, 클린룸 설치, 생산장비 반입, 시운전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절차에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본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에도 2019년 투자 발표 이후 올해 말 1기 팹 착공까지 6년이 걸렸다.
행정절차가 지연될 경우 착공 시점도 늦어질 수 있어, 초기 인허가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여겨진다.
실제 사업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반도체 팹 4기가 들어서려면 막대한 전력과 공업용수 공급이 필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에 지으려는 팹 4기는 6.3GW(기가와트) 전기와 65만t의 물이 필요하다.
팹과 함께 들어올 협력업체와 늘어날 인구까지 고려하면 필요한 전기와 물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6.3GW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4.5기 설비용량과 맞먹는다. 65만t이면 국민 212만5천명(2024년 국민 1인당 수돗물 사용량 305.9L)이 쓰는 물의 양이다.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이다.
순간적인 전력 공급 차질도 생산 중단과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송전망과 변전시설을 사전에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산업용수 확보도 필수 조건으로,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는 초순수(Ultra Pure Water)가 대량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용수 공급 체계와 폐수처리 시설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통과 물류 기반 시설도 중요한 과제다.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데다 운송 과정에서 정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반도체 생산에는 수많은 소재·부품·장비가 실시간으로 공급돼야 하는 만큼 고속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등 광역 물류망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산업단지와 공항 등을 연결하는 고속 교통망과 철도망 구축, 화물 인프라 조성, 광역 간선망 보강 등을 통해 웨이퍼와 소재·부품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물류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설계·장비·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전문인력이 필요한 만큼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한 인력양성 체계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으로는 인허가 절차가 꼽힌다.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 여러 행정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계기관이 동시에 심의하는 통합 인허가 체계와 원스톱 행정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장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 인센티브뿐 아니라 전력, 용수, 산업용지, 인허가, 교통망, 전문인력까지 아우르는 종합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공장 유치는 단순히 지방정부가 부지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이 신속하게 공장을 짓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빠르게 마련하느냐가 핵심이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반도체 특별법과 향후 추진될 메가특구 특별법을 토대로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전력·용수·도로·철도 등 핵심 인프라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0일 "최소 1개 이상 메가특구를 지정해 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는 많은 다양한 애로들을 해소하겠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으로 필요한 전력, 용수 등의 기반시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 100%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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