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겠다고 했는데"…제주도, 지방채 1천억 원 기습 발행
2026.06.30 15:53
제주도 부채 3조 가까이 육박 재정건전성 위기
"과도한 부채 깎아내는 재정 다이어트 필요"
제주도 부채가 3조 원에 육박하며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민선 9기 도정 출범을 앞두고 제주도가 상당수 도로개설 명목인 지방채 1천억 원을 발행하며 위성곤 제주지사직 인수위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인수위 출범 이후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지방채 발행 않겠다면서 사전 설명 없이…"
3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제주도는 도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리제안 입찰 공고를 거쳐 지난 26일 1천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이자만 내다가 이후 5년 동안은 나누어서 갚는 조건이다. 이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변하는 이자율을 적용해 3개월마다 낸다.최근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시한 시장 기준금리인 '2.92%'를 적용하면 차기 도정 임기 동안 3개월마다 7억 3천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앞으로 5년간 내야 할 이자만 모두 146억 원이다. 3개월마다 이자율이 변하는 변동금리 조건이어서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금리는 바뀔 수 있다.
지방채 발행 대상 사업을 보면 스마트공동물류센터 조성(15억 원), 노인복지지원센터 건립(9억 3천만 원), 보훈회관 건립(17억 원), 농업용수 관로 정비사업(16억 원), 서귀포시발달장애인복지관 건립 사업(12억 원), 폐기물 처리시설 철거·정비(12억 원), 지방어항건설(13억 원) 등이다.
나머지도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지방하천 정비, 도시근린공원 토지 매입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특히 전체 88개 사업 중 55.7%(49개)가 도로 확포장 또는 개설사업이다.
인수위는 "현 도정은 올해 예산안 제출 당시 4500억 원의 지방채 발행 계획에 대해 도의회 승인을 받았지만 정작 인수위 출범 후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공식 보고했다. 불과 일주일 뒤 사전 설명이나 보고 없이 지방채 1천억 원을 발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해 45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 계획에 대해 도의회 승인을 받긴 했지만, 모두 발행하려는 생각은 없다. 이미 진행 중인 도로사업에 대해서 공사대금으로 내쳐야 하는 상황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1천억 원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빚 3조 가까이…재정건전성 '빨간불'
현재 제주도의 빚은 3조 원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위성곤 제주지사 당선인은 핵심 공약인 3천억 원 추가경정예산안도 지방채 발행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제주도가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채무관리현황을 보면 지난해 제주도의 실질채무 잔액은 모두 2조 5340억 원이다. 올해 연말 기준으로는 2조 8579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계됐다. 특히 제주도 관리채무비율이 지난해 17.02%로 전국 평균인 8.24%의 두 배를 웃도는 상황이다.
최근 지방채 발행이 확대되면서 내년부터는 채무 상환액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채무 상환액은 지난해 2505억 원이었지만 2027년 3654억 원, 2028년 4389억 원으로 늘어난다. 도민 1인당 일반채무액 역시 2018년 53만 원에서 올해 279만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인수위는 재정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상환 계획 없이 지방채부터 발행하는 행태를 꼽았다. 아울러 예산 집행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일반회계 예산 중 이달까지 한 푼도 지출되지 않은 사업 예산만 5천억 원에 달한다. 지역화폐 탐나는전 예산을 꼼수 운용하는 사례도 지적됐다.
인수위는 "과도한 부채와 불합리한 예산집행 관행을 과감히 깎아내는 '재정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만 민선 9기 도정이 약속한 민생 활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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