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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첫 재선시장이 보여줄 4년 정책 방향은

2026.06.30 10:31

공약은 거대하지만 실행은 협의가 관건... 시민 체감형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6월 3일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용인특례시장에 당선된 이상일 시장이 7월 1일 공식 취임식을 하고 민선9기 재임 임기를 시작한다. 용인시 역사상 첫 재선시장이다. 선거기간 이 시장이 내세운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민선8기에서 시작한 반도체 중심 도시 성장 전략을 중단 없이 이어가고, 이를 교통·교육·문화·체육·복지·소상공인·주거환경 개선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용인솔빛초·중통합학교를 찾아 주요 시설을 살피고 있다(사진 제공 용인시)
ⓒ 용인시민신문

이 시장이 선거 당시 내놓은 공약집과 선거사무소가 낸 보도자료, 각종 간담회 내용을 종합하면 민선 9기 용인시정은 크게 세 갈래로 읽힌다. 첫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축으로 한 반도체 프로젝트 완성이다. 둘째는 철도와 도로를 동시에 확충하는 광역교통망 구축이다. 셋째는 교육, 청년, 노인, 장애인, 여성, 소상공인, 농업인 등 시민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는 체감형 행정이다. 2기 이상일호 4년은 '공약의 양'보다 '실행의 밀도'를 평가받는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약집 첫 장은 반도체, '상상을 현실로'

이상일 시장의 공약집은 반도체에서 출발한다. 공약집은 '반도체 1000조 투자,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는 문구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 시장은 후보 당시 반도체 생산라인 일부 이전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반도체 팹 일부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되면 세수 기대가 줄고, 도로·지하철 사업 경제성에도 영향을 미치며, 일자리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였다. 반도체를 산업정책이 아니라 교통, 재정, 도시계획, 복지 투자까지 연결되는 핵심 동력으로 본 것이다.

이 구도는 민선9기 시정의 방향을 예고한다. 이 시장은 반도체 국가산단,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삼성기흥미래연구단지 등 기존 프로젝트를 지키고 완성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국가산단 내 삼성전자 반도체 팹 계획, SK하이닉스 일반산단 팹 조성, 반도체 산단 조성과정에서 지역업체 참여, 해제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 내 AI 파크 조성 등이 공약집에 함께 담긴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민선8기 성과, 민선9기 추진동력으로

 국민의힘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후보(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장애인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용인시민신문

공약집은 민선8기 성과를 민선9기 추진 논리로 삼고 있다. 이 시장이 강조한 것은 '연속성'이다. 4년마다 시장이 바뀌며 행정이 흔들렸고, 정책이 단절됐다는 문제의식이다. 민선9기는 민선8기에서 시작한 사업을 중단 없이 진척시키고 완성도를 높이는 시기로 설정됐다. 이는 선거 전략이면서 동시에 향후 시정 운영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 공약은 철도와 도로를 함께 묶었다. 철도 분야는 이른바 'Y-레일' 구상이다.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 경강선 연장 또는 중부권광역급행철도 추진, 동탄~용인~부발 경기남부동서횡단선, 동백~신봉선 신설, 용인선 광교 연장, 언남~동천선 신설, 분당선 기흥역~오산대역 연장 등이 포함됐다.

이 구상은 수지·기흥·처인을 하나로 묶고, 용인을 서울·성남·수원·화성·부발·청주공항 방향으로 연결하겠다는 장기 교통 전략이다. 특히 경기남부광역철도와 동백~신봉선, 경강선 연장 또는 중부권광역급행철도는 지역별 기대가 높은 사업이다. 다만 이들 철도사업은 대부분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예비타당성 조사, 민자 검토, 경기도·국토교통부 협의가 필요한 만큼 임기 내 착공보다 '계획 반영과 행정절차 진전'이 현실적 평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도로 분야는 '반도체로드'로 정리됐다. 반도체고속도로, 경부지하고속도로, 용인~성남고속도로, 용인~충주고속도로, 의왕~용인~광주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동백IC, 세종~포천고속도로 동용인IC, 경부고속도로 남사진위IC 상행 진출입로, 국도45호선 확장 등이 제시됐다.

여기에 국도43호선 수지구청~이마트 구간 지하화, 국지도23호선 보정동 르노삼거리~면허시험장 구간 지하화, 국도17호선 확장, 국지도57호선 마평~원삼 구간 개선, 국지도82호선 확장, 국지도84호선 신설 등도 더해졌다.

150만 대도시 구상, 이동·플랫폼시티·옛 경찰대 축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착공식 모습
ⓒ 용인시민신문

공약집은 용인의 미래 도시공간도 제시했다. 이 시장은 인구 150만 명 규모의 광역시급 대도시 틀을 짜겠다고 했다. 그 중심에는 이동읍 반도체 특화신도시, 기흥구 플랫폼시티, 옛 경찰대 부지, 이동저수지 일대 호수공원, 수지중앙공원, 기흥호수공원 등이 있다.

이동읍에는 2만 가구 규모의 첨단하이테크 신도시를 조성하고, 문화예술공연장과 시립미술관, 스포츠레저시설, 전국 최대 규모의 이동호수공원을 사업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이동저수지 일대에는 기존 광교호수공원보다 큰 규모의 도시공원을 만들고, 복합문화센터, 다목적 체육시설, 온실정원, 호수카페, 숲길 등을 갖춘 휴양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플랫폼시티는 개발이익의 용인 재투자와 함께 반도체 설계, AI, 바이오, 연구시설, 호텔, 컨벤션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제시됐다. 공약집에는 플랫폼시티를 단순 개발사업이 아니라 용인 미래산업과 광역교통을 묶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옛 경찰대 부지는 복합 문화체육시설로 활용하는 방향이다. 기존 실내체육관을 리노베이션하고, 배드민턴·탁구·테니스·축구 등 체육시설과 공연장, 도서관 등 문화복지시설을 넣겠다는 구상이다. 수지환경센터 역시 용인 그린에코파크 가동 시점에 맞춰 폐쇄하고, 해당 부지를 문화·체육·복지 복합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이들 사업은 용인 동·서·남부권에 새로운 거점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 환경, 재정 부담도 동반한다. 민선9기 도시정책은 성장의 속도만큼 균형과 공공성을 어떻게 담보할지가 중요하다.

교육 르네상스, 학교 신설과 반도체 인재 양성

교육 분야 공약은 '강남이 부럽지 않은 교육도시'와 '반도체 인재도시'로 요약된다. 공약집에는 반도체고 관련 학과 확대, 반도체고 마이스터고 전환, 양지·모현 고교 신설, 기흥역세권 중학교 신설, 가칭 AI예술종합고 설립, 반도체 기업의 지역 인재 채용 쿼터제 추진 등이 담겼다.

또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교 설립, 통학 안전을 위한 승하차베이 확대, 학교복합시설 확대, 노후 학교 신축·리모델링 지원도 포함됐다. 학교를 단순 교육시설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넓히려는 방향이다.

간담회 자료에서도 교육 공약이 밑바탕 됐다. 용인 지역 대학생들과의 청년정책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 글로벌 반도체 대학·대학원 설립, AI 교육프로그램 지원, 민·관·학 협업이 논의됐다. 대안교육기관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는 대안학교 교사 처우 개선, 급식·돌봄 예산 제도 개선, 통학 안전과 버스 지원 확대 등이 제기됐다.

이 시장의 교육정책은 두 층으로 나뉜다. 하나는 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해소 같은 기본 교육환경 개선이다. 다른 하나는 반도체·AI 인재 양성이라는 산업연계형 교육이다. 시민으로서는 두 정책 모두 필요하다.

성장 효과 서민에게 돌릴 수 있나

 찾아가는 청년정책‘유스팝업(YOUTH-POP-UP)’ 현장
ⓒ 용인시민신문

민선9기 공약에서 청년정책은 반도체와 직접 연결된다. 용인청년 우선취업 쿼터제, 청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청년 1인가구 생활안정 프로그램, 청소년 문화인접 확충, 생애 최초 국민연금 가입비 지원 등이 제시됐다. 여기에 1조 원 규모의 실리콘 용인펀드 조성, 창업기업 인큐베이팅, AI 비즈니스 아카데미 운영도 들어갔다.

4050 세대를 위한 공약도 별도로 나왔다. 중장년 창업과 직업 전환을 지원하고, 실리콘 용인펀드 일부를 중장년 창업 지원에 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용인 반도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반도체 기업과 연계한 재취업과 창업을 돕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소상공인 정책은 소상공인 허브센터 건립, 특례보증과 카드수수료 지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환경 개선, 골목형상점가 지정 확대, 소상공인 지원센터 운영 강화, 소상공인 상권 활성화 온라인 플랫폼 구축, AI 비즈니스 교육 등으로 정리된다.

이 대목은 민선9기 이상일호가 가장 현실적인 평가를 받을 부분이다. 반도체 국가산단과 대기업 투자는 규모가 크지만, 시민이 체감하려면 지역 일자리와 상권 매출, 청년 취업, 중장년 재취업, 소상공인 경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복지·의료·건강... 생활행정의 폭 넓힌다

복지·의료 공약은 세대별로 촘촘하게 배열됐다. 산모·영아 맞춤형 돌봄 서비스, 기초체력 인증센터 3곳 운영, 노인 전담 주치의 지정 추진, AI·IoT 기반 스마트 돌봄 사업, 스마트 경로당 확대, 경로당 지원 확대, 노인 일자리와 사회활동 지원 확대, 치매환자 인지단계별 쉼터 운영 등이 제시됐다.

건강도시 공약도 눈에 띈다. 이 시장은 민선8기에서 맨발길을 대폭 늘린 점을 강조하며, 민선9기에도 산책로와 생활체육시설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공공수영장, 파크골프장, 그라운드골프장, 게이트볼장, 축구·야구·농구·배구·족구장 등 체육시설 확충이 함께 제시됐다.

장애인 정책은 공약집과 간담회 모두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교통편의 확대, 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확대,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장애인회관 건립 등이 주요 내용이다. 장애인부모회 간담회에서는 특수학교와 장애아전용 어린이집 신설, 일반학교 내 특수교실 확대, 장애인 체육관,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이 논의됐다.

여성정책은 안전과 존중을 중심으로 제시됐다. 성평등 일터 확대, 성희롱·성폭력 신속대처,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지속, 여성복지회관 건립 계획 등이 담겼다. 이 시장은 성희롱·성추행·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도 강조했다.

농업·환경·반려동물까지 생활공약은

공약집에는 농민 생업지원도 별도 축으로 제시됐다. 화훼유통통합센터 건립, 농축산물 유통센터 건립 추진, 군 급식 국산 농축산물 공급 확대, 예비농업인 지원체계 제도화와 예산 반영, 과학영농 통합관제체계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원삼면 상인·농업인 간담회에서는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신상권 형성과 기존 구상권 보호 문제가 논의됐다. 이 시장은 원삼 구상권의 상업지역 확대, 레트로 특화거리 조성, 농산물 종합유통거점센터, 청년농업인 정착 지원, 필수 농자재 지원 확대, 스마트농업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산단이 들어서는 처인권에서 기존 상권과 농업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환경 분야는 탄소중립 '그린용인'으로 묶였다. 아파트 환경개선 보조금 확대, 노후 건물 에너지 효율화 지원, 용인 탄소중립 뱅크 설립, 하천 친수공간 공원화, 대규모 도시숲 추진 등이 담겼다. 경안천 일상 속 친수공간 조성, 쌈지공원 조성, 임도 주변 자작나무숲 조성 등도 생활환경 개선 공약으로 제시됐다.

반려동물 정책도 포함됐다. 찾아가는 반려동물병원 서비스 지원, 반려동물 놀이터 확대, 반려동물 등록과 예방접종 확인 등을 돕는 AI 플랫폼 구축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 등록을 종이 신청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고, 용인시티포인트앱과 연계해 '펫신분증'을 발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민선9기 AI 행정이 거창한 시스템보다 생활민원 자동화에서 시작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간담회가 보탠 현장 과제들

선거기간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은 공약집을 더 구체화한다.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들은 시간제 돌봄교사 근무시간 확대, 방학 중 보조인력 배치, 아동 30명 이상 시설 돌봄교사 2명 배치, 휴게공간 확충, 장기근속수당 신설 등을 요구했다. 어린이집연합회는 보육 행정업무 간소화, 보육교직원 처우 개선,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외국인 아동 지원을 제안했다.

용인시의사회는 전 시민 독감 예방접종, 만성질환 약제비 지원에 지역 의료기관 참여, 응급실 뺑뺑이 예방을 위한 AI 플랫폼 개발을 제안했다. 법인택시 연합회는 개인택시 조기 증차, 법인택시 처우 개선, 택시업계 차별 해소를 건의했다. 체육 종목 회장단은 체육시설과 프로그램 확대를, 대안교육기관협의회는 대안교육의 제도적 인정과 통학·급식·돌봄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관련 보도자료에서는 소상공인 허브센터, 특례보증 한도 확대, 온라인 거래와 AI시대에 맞춘 디지털 전환 지원이 제시됐다. 4050 세대 공약에서는 창업·직업전환·반도체 아카데미가 강조됐다. 포곡 항공대 이전과 수지환경센터 부지 전환처럼 지역별 숙원사업도 선거 후 행정 과제로 남았다.

간담회 공약은 대형 개발 공약과 성격이 다르다.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시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분야가 많다. 민선9기 시정이 성공하려면 반도체와 도로·철도 같은 큰 그림만큼 돌봄, 보육, 택시, 대안교육, 장애인 가족, 소상공인, 농업인 목소리를 행정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조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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