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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증권가 결산上] 증시는 달렸는데 IPO는 '찬바람'…대어 실종에 ECM도 '주춤'

2026.06.30 10:42

스팩·리츠·스팩합병 제외 일반 공모 IPO 17곳 그쳐
코스피 신규 입성 케이뱅크 1곳뿐…공모주 흥행도 양극화


올해 가팔랐던 증시와 다르게 기업공개(IPO) 시장은 회복세가 더뎠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지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상장 건수와 공모 규모가 모두 줄어든 가운데 대형 공모주까지 자취를 감추면서 증권사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회복도 더뎠다. 공모주 시장은 일부 종목에만 자금이 몰렸고, 고평가 논란과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은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의 눈높이를 낮췄다.

◆ 코스피는 '수천 포인트' 뛰었는데…IPO 시장은 냉기

상반기 국내 증시는 유례없는 상승장을 연출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전장 대비 95.46포인트 오른 4309.63에 거래를 마치며 4300선을 넘어섰다. 이후 반도체 대형주 강세와 국내 증시 재평가 기대가 맞물리면서 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2일 장중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고, 같은 달 27일에는 5084.85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도 5000선에 안착했다. 한 달 뒤인 2월 25일에는 6022.70으로 출발하며 사상 처음 6000선을 넘어섰다. 5월 6일에는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7000선을 돌파했고, 당일 7384.56에 마감했다.

상승세는 5월 이후 더욱 가팔라졌다. 코스피는 5월 15일 장중 처음으로 8000선을 넘었고, 5월 26일에는 8047.51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첫 8000선 돌파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6월 18일 9063.84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 종가 기준 9000선을 넘어섰고, 다음 날인 19일에는 장중 9385.59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다시 썼다. 첫 거래일 종가와 비교하면 장중 고점 기준 5075.96포인트(117.8%) 상승한 셈이다.

반면 IPO 시장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신규상장기업현황과 IPO 일정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들어 6월 30일까지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일반 공모 IPO 기업은 17곳이었다. 스팩과 리츠, 코넥스 신규상장, 이전상장, 재상장, 스팩 합병상장을 제외한 기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일반 공모 IPO 기업은 케이뱅크 1곳뿐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코스닥 중소형·기술기업이었다.

공모 규모도 기대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 스팩·코넥스·재상장을 제외한 신규 상장 기업은 9곳으로 지난해 1분기 23곳보다 60.87%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공모금액은 772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430억원 대비 약 58% 감소했다. 2분기 들어 채비, 코스모로보틱스, 폴레드, 마키나락스, 피스피스스튜디오, 져스텍, 스트라드비젼 등이 상장했지만 대형 딜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상반기 IPO 대어는 사실상 케이뱅크가 유일했다. /케이뱅크


◆ 대어는 사라지고 중소형만…상장 일정 왜 밀렸나

상반기 IPO 시장의 가장 큰 공백은 대어급 기업의 부재였다. 연초 시장에서는 무신사, HD현대로보틱스, 구다이글로벌 등이 조 단위 기업가치를 앞세운 대형 공모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실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대어는 케이뱅크 1곳뿐이었다.

대형 딜이 멈춘 배경에는 중복상장 논란과 기업가치 산정 부담이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LS에식스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CJ올리브영 등은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일정을 조율했다.

증시 상승이 IPO 기업가치 산정으로 곧바로 이어진 것도 아니었다. 발행사는 오른 지수와 풍부한 유동성을 반영해 높은 몸값을 기대하지만,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주가 방어 가능성을 더욱 엄격하게 따졌다. 공모가를 높이면 상장 직후 차익실현 부담이 커지고, 낮추면 기존 주주와 재무적투자자(FI)의 회수 기대를 맞추기 어려운 구조다.

상반기 막판 상장한 기업들도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스트라드비젼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인 1만2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져스텍은 지난 6월 29일, 스트라드비젼은 6월 30일 각각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지만 두 기업 모두 중소형 공모에 머물렀다. 상반기 IPO 시장의 무게중심을 대형 딜로 돌려놓기에는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 일부는 '따따블' 갔지만…ECM 회복까지는 '글쎄'

공모주 투자심리가 완전히 식은 것은 아니었다.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일부 새내기주에는 단기 자금이 몰렸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지난 5월 11일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6000원의 4배인 2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른바 '따따블'에 성공했다. 지난 6월 29일 코스닥에 입성한 져스텍도 장 초반 공모가 1만2500원 대비 176.00% 오른 3만4500원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를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상장 첫날 급등했던 종목도 이후 주가가 빠르게 되밀렸다. 마키나락스의 경우 지난 5월 20일 상장 첫날 장중 공모가 1만5000원의 4배인 6만원까지 올랐지만, 지난 25일 종가는 1만6430원에 그쳤다. 첫날 고점 대비 72.62% 하락한 수준이다. 상장 초기 수급이 특정 테마와 일부 종목에 집중됐을 뿐 공모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안정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증권사 ECM 부문도 같은 영향을 받았다. ECM은 IPO와 유상증자, 블록딜 등 기업의 주식성 자금조달을 주관하는 업무다. 대형 IPO가 줄면서 주관 수수료 기반도 위축됐다. 올해 1분기 증권사가 참여한 ECM 시장 규모는 1조116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4043억원보다 53.6% 줄었다. 같은 기간 IPO 주관 실적은 8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8% 감소했고, 유상증자 주관 실적도 2793억원으로 45.2% 줄었다.

상반기 IPO 시장은 지수 상승과 발행시장 회복이 따로 움직인 시기로 기록됐다. 증시는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천 포인트 뛰었지만, IPO 시장은 대어 부재와 공모가 부담, 중복상장 논란,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이 겹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하반기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변수는 지수보다 발행사와 투자자 간 눈높이 조정, 그리고 대어급 기업의 상장 재개 여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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