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40년 만에 최저···엔/달러 환율 161.98엔
2026.06.30 10:21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엔화 시세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2024년 7월의 저점인 달러당 161.96엔을 하회하며 161.98엔까지 내려갔다. 이는 플라자 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닛케이는 “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고용 회복이 이어지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시장 전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면서 “또 일본은행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더해져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엔/달러 환율이 더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986년 12월의 당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8∼163엔 사이를 오갔는데 플라자 합의로 엔/달러 환율이 급격히 조정되면서 이후 엔고 현상이 지속했다. 이에 엔화 가치가 1986년 12월 당시의 수준까지 내려가면 차트상 참고 자료가 없으며, 어디까지 내려갈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상태’가 된다. 엔화 약세 수준에 이르면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를 매수하는 환율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도 확산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국제유가 상승 시 원유 결제를 위한 달러 수요가 늘어나 엔화 매도 압력이 커진다. 또 개인투자자들이 신(新)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를 활용해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점도 엔화를 약세로 이끄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엔화 약세는 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하지만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가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시세가 1달러당 161.93엔으로 하락하자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온라인 협의를 통해 외환 시장 동향을 논의했다.
미국과 일본 재무부 장관이 환율 등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소규모 엔화 매수 개입을 했거나 레이트 체크(환율 점검·rate check·)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놨다. 베선트 장관은 올해 초에도 1달러당 159엔대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을 급락시킨 레이트 체크를 직접 주도하며 엔화 환율 안정화에 나선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가타야마 재무상은 “베선트 장관과 22일 환율 등에 대해 논의를 한 것은 긴박한 게 아니었고, 금융시장 동향 외에도 중동 정세,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며 “환율 개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9월 공표한 일미 재무장관 공동 성명에 따라 필요하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은 흔들림이 없고 양국 간 인식도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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