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이 집값 불붙였다"···동탄·기흥·구리 '3중 규제' 초강수
2026.06.30 09:44
| 스마트비즈 = 최형호 기자 | 반도체 업황 회복과 성과급 지급 기대감, 교통 호재가 맞물리며 집값이 급등한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서울 인접 생활권인 구리시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동시에 지정한 데 이어 경기도는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확대하며 금융·세제·거래 규제를 한꺼번에 적용하는 초강수를 꺼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거래 감소와 가격 상승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규제가 덜한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와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집값 과열 지역을 겨냥해 다시 강도 높은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정 효력은 7월 1일부터 발생한다.
여기에 경기도도 이들 지역의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금융과 세제, 거래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이른바 '3중 규제'가 시행된다.
■ 반도체 훈풍이 집값 자극···정부 "과열 차단"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배경은 최근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급격한 집값 상승이다.
특히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과 성과급 지급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떠올랐다. 고소득 직장인의 주택 매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상승했다.
GTX-A 개통과 광역교통망 확충,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실제 동탄 아파트 가격은 올해 2월 0.78%, 3월 1.10%, 4월 1.13%, 5월 1.57% 상승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기흥 역시 같은 기간 월별 0.74~1.08% 상승했고, 구리는 1.15~1.7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6월 들어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정부가 시장 과열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역시 서울과 맞닿은 생활권이라는 입지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세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 규제 강화 이후 대체 주거지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거래량과 가격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 경기도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아파트 거래도 허가 받아야
정부 규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경기도는 시·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오는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지정 면적은 기흥구 81.64㎢, 동탄구 55.52㎢, 구리시 33.34㎢ 등 총 170.5㎢다.
허가 대상은 '건축법 시행령' 별표 1에 따른 5층 이상 공동주택인 아파트로 한정했다. 투기성 거래가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토지 거래에 대한 불편은 최소화하면서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아파트를 거래하기 전 관할 시장이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없이 거래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 "대출·세제·거래 모두 강화"···단기 냉각 불가피
이번 지정으로 세 지역에는 금융과 세제, 거래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따라 청약과 세제 규제도 강화된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더해지면서 거래 자체가 까다로워지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직후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가격 방향성을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짙어지는 만큼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풍선효과·매물 잠김 함께 나타날 수도"
다만 이번 규제만으로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수원과 용인의 비규제 지역, 안양 등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분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거래가 위축되면 기존 주택의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어들 경우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규제는 단기적으로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고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실수요가 규제가 덜한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와 거래 위축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급 확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규제가 과열된 시장에 단기적인 제동을 거는 효과는 있겠지만, 집값의 향방은 공급 확대와 금리, 대출 여건, 경기 흐름 등 거시경제 변수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공급 확대와 매입임대주택 확충,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등이 실제 입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를 시장에 얼마나 심어줄 수 있느냐가 이번 규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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