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김-이’ 황금세대 못 살리고, 미래세대도 못 키웠다
2026.06.30 04:34
4년뒤 손흥민 38세, 김민재 등 34세… 주축 선수들 다음 대회 출전 불확실
2014년 손흥민… 2022년 이강인… 과거 월드컵 때마다 막내 스타 탄생
이번엔 젊은 선수들 경험 못쌓아… 배준호 0분-양현준 25분 출전 그쳐
이번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공격수 손흥민(34·LA FC)과 독일 최고 명문팀 수비수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멤버인 미드필더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 등 ‘황금세대’가 포함돼 있었다. 이런 전력을 갖고도 1승 2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은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1992년생인 손흥민과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은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4년 뒤엔 38세가 된다. 대표팀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해 왔던 둘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선 나란히 선발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은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지만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 수 있는 이재성은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겨진 남아공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고,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민재와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1996년생 라인’도 2030 월드컵이 열리는 해엔 34세가 된다.
황금세대가 점점 저물어가는 가운데 미래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유망주들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대 한국 대표팀에는 월드컵 본선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핵심 멤버로 발돋움한 막내들이 여럿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선 이천수(45·은퇴)가 다부진 돌파로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대표팀 막내였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첫 득점을 기록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는 이강인이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로 활력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 내내 답답한 경기를 펼치면서 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주지 못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에서 승리했지만, 먼저 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2골을 넣어 뒤집은 경기였다.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골을 기록한 수비수 카스트로프는 남아공전 후반에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기량을 보이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미드필더 양현준(셀틱)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상 24)도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다. 윙백 자리에 투입돼 날카로운 돌파를 선보인 엄지성은 체코전과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전(0-1 패)에 잇따라 교체 투입됐지만, 32강행 여부를 결정지었던 남아공전에선 선택을 받지 못했다. 충분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지 못해 4년 후 월드컵이 더욱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공정 논란과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마음도 떠났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을 달성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한국을 이끌던 시절 안방경기 평균 관중 수는 4만5492명(18경기·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 제외)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4년 7월 이후 평균 관중 수는 4만670명(9경기)으로 떨어졌다. 작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전 관중 수는 2만2206명에 그쳤다.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참사는 예견돼 있었지만, 오직 선수들을 위해 진심을 다해 응원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궤변으로 축구 팬을 유린한 그는 더 이상 대한민국 축구인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며 홍 감독을 비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나라 축구의 참혹한 실패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국민적 의혹을 규명하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축구협회에 대해 특별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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