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전
“가맹본부 시대 끝나나”…프랜차이즈 판 흔드는 ‘4대 제도’ 주목 [임유정의 오프 더 메뉴]
2026.06.30 06:37
연말 점주단체 협의권 시행…가맹본부 협의 의무 강화
정보공개 확대·계약해지권 추진…점주 권한 확대 흐름
“본사 중심 운영 변화 불가피”…프랜차이즈 판 재편
수익구조와 의사결정 구조, 정보공개와 계약 관계까지 프랜차이즈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변화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가맹본부의 사업 운영 방식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개별 규제의 강화 보다 이 같은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처럼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가맹점이 따르는 구조에서 벗어나 점주 권한과 협상력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산업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만큼, 가맹본부들도 새로운 성장 전략과 지속 가능한 가맹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올해 프랜차이즈 산업을 둘러싼 판도를 바꿀 네 가지 큰 변화는 ▲차액가맹금 소송 확산 ▲오는 12월 31일 시행되는 점주단체 협의권 ▲정보공개 제도 개편(체계 개편은 시행령 공포 대기, 공시제는 국회 발의) ▲계약해지권 명문화 추진(정부 추진·법안 미발의)이 해당된다.
차액가맹금은 한국피자헛 판결 이후 법원의 판단을 계기로 업계 전반으로 소송이 확산되고 있고, 점주단체 협의권은 연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보공개 제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정보공개서 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한편, 국회에서는 정보공개서 공시제 도입을 위한 법안이 발의돼 논의를 앞두고 있다. 계약해지권 명문화 역시 정부가 추진 중이지만 아직 법안은 발의되지 않았다.
즉, 차액가맹금 소승(사법부) → 점주단체 협의권(입법) → 정보공개 제도 개편(행정·입법) → 계약해지권 명문화(입법 추진)으로 이어지는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규칙이 새롭게 짜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법원의 판례를 비롯해 정부와 국회가 동시에 프랜차이즈 제도 전반을 손질하면서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가 변화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변화의 본질을 단순한 규제 강화보다 ‘통제권 변화’로 해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올해 내내 외식업계를 뒤흔든 가장 큰 이슈로는 차액가맹금 소송이 첫 손에 꼽힌다. 한국피자헛 사건 이후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확산하면서 가맹본부의 핵심 수익모델이 법원의 판단 대상에 올랐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얻는 유통마진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사업 구조로 받아들여졌지만, 법원이 정보 제공 의무 등을 근거로 반환 책임을 인정하면서 본사의 운영 방식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20여 개 브랜드가 유사 분쟁이나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교촌치킨·BBQ·bhc·굽네치킨·지코바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메가MGC커피·투썸플레이스·배스킨라빈스·맘스터치·버거킹·프랭크버거·명륜진사갈비 등 외식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한국피자헛에 이어 내달 23일 선고가 예정된 지코바 차액가맹금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대법원이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린 이후 처음 나오는 후속 판결로, 당시 법리가 다른 프랜차이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연말 시행을 앞둔 점주단체 협의권도 프랜차이즈 본부 입장에서는 적잖은 변화다.
가맹사업법 개정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춘 점주단체는 가맹본부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고, 본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기 어려워진다. 협의 대상에는 필수품목과 공급가격, 광고·판촉 등 가맹점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포함된다.
다만 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지만 점주단체 등록 요건과 협의 횟수, 협의 대상 등 세부 기준은 시행령에 위임돼 있다.
시행령이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가맹본부와 점주단체 간 협의 범위와 권한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가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본부는 어디까지 협의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정보공개 제도도 변화가 예고돼 있다. 현재 국회에는 가맹본부가 먼저 정보공개서를 공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후 점검하는 방식의 정보공개서 공시제 도입 법안이 발의돼 있다. 아직 법안 심의가 시작되지 않아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정보공개서 체계 개편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기재 항목을 확대하고 일부 정보는 정기 공시 외에도 분기별로 갱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공시제 도입을 염두에 둔 사전 정비 성격으로 보고 있다.
정보공개 제도는 ‘정보공개서 체계 개편’과 ‘정보공개서 공시제’로 나뉘는데, 두 제도는 서로 연계돼 있지만 성격은 다르다.
체계 개편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정보공개서에 기재해야 하는 항목을 늘리고 일부 정보를 더 자주 갱신하도록 하는 등 ‘공개 내용’을 손질하는 작업이다.
반면 공시제는 가맹본부가 정보를 먼저 공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후 점검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바꾸는 제도다. 다시 말해 체계 개편이 ‘무엇을 공개할 것인가’를 바꾸는 것이라면, 공시제는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를 바꾸는 제도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정보공개서가 단순 신고 문서를 넘어 사실상 공시 문서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장기 운영 점포 비율과 폐점 현황, 광고·판촉비 부담 구조 등이 공개되면 브랜드 간 비교가 쉬워지고 예비 창업자의 투자 판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밖에도 폐업 과정에서도 점주 권한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주의 계약해지권을 가맹사업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는 상법상 ‘부득이한 사유’ 규정에 의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과도한 위약금 부담 없이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기준이다. 위약금 면제 요건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계약 해지가 쉬워질 수도, 제한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 감소나 상권 변화 등을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기준이 완화될 경우 제도 악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계약해지권 명문화는 아직 법안이 발의되지 않은 단계다. 정부안 또는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입법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가맹점주 권익강화 종합대책에 따라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2027년 상반기까지 제도 도입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네 가지 변화는 각각 추진 속도는 다르지만 모두 가맹본부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고 사업 운영의 자율성은 축소하는 방향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본사의 수익구조는 법원의 검증 대상이 되고, 점주와의 협의 의무는 강화되며, 정보 공개 범위는 확대되고, 계약 종료 과정에서도 점주 권한이 커지는 만큼 기존의 운영 방식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미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차액가맹금 소송은 법원의 민사 판단에 따른 변화이고, 점주단체 협의권·정보공개 제도 개편·계약해지권 명문화는 공정위의 가맹점주 권익강화 종합대책에 따른 정책 변화라 할 수 있다”며 “다만 이들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수익구조와 정보공개, 점주와의 협의 과정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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