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다시 뜨는 PHEV…토요타·BYD 공세에 현대차도 움직일까
2026.06.29 10:41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토요타와 BYD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PHEV를 수출용으로만 생산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국내 판매 재개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PHEV 시장에는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2021년 PHEV 구매 보조금을 폐지한 뒤 국산 브랜드가 사실상 시장에서 발을 뺀 사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토요타다. 토요타는 최근 6세대 RAV4를 공개하며 하이브리드(HEV)와 PHEV·GR 스포츠 PHEV 등 다양한 전동화 라인업을 선보였다. 특히 PHEV는 1회 충전으로 최대 77㎞를 주행할 수 있고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데다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BYD도 합류했다. BYD는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PHEV인 씨라이언 6 DM-i를 국내 처음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전기모드 기준 최대 70㎞를 주행할 수 있으며 판매 가격은 전륜구동(FWD) 모델 기준 3750만원으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다.
과거 PHEV는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함께 탑재해 가격이 비싸고 정부 보조금까지 폐지되면서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보다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고 충전 인프라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전동화 과도기 모델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투싼·싼타페·스포티지·쏘렌토 PHEV를 생산하고 있지만 현재는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만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PHEV 판매를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당장 국내 판매를 재개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 수요가 충분한 데다 정부 보조금 폐지 이후 PHEV 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동화 전략으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준비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6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EREV는 미국 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PHEV 확대보다는 EREV 개발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PHEV 시장이 확대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PHEV가 전동화 전환기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어서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PHEV 판매는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탄소 규제 강화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 맞물리면서 PHEV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5월 유럽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PHEV 비중은 10.3%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으로도 9.7%를 기록하며 디젤(7.6%)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디젤은 9.5%에서 7.6%로 줄어든 반면 PHEV는 8.3%에서 9.7%로 늘었다. 중국에서도 전기차와 함께 PHEV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며 신에너지차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HEV·PHEV를 함께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질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PHEV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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