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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샀다, '쏘렌토값' 일본車"…못바꿔 짜증폭발, 이젠 테슬라로 안바꿔 [최기성의 허브車]

2026.06.30 06:46

라브4, 1500만대 팔린 베스트셀링카
올뉴 라브4 PHEV, ‘전기차 킬러’로
‘헐값’ BYD PHEV 등장, 악재 되나


“고장나지 않아 오히려 짜증난다”

토요타가 주도하는 일본차는 품질로 속 썩이는 일이 적다. 고장없이 오래 탈 수 있다보니 지겨워지고 짜증나지만 바꿀 핑계를 찾을 수 없어 고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프로더 성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세였던 1994년 세계 최초로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 시장을 개척한 토요타 라브4(RAV4)는 말썽없이 오래 탈 수 있는 대표적인 일본차다.

별 탈 없이 오랫동안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실속추구’ 구매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30여년간 15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캠리와 함께 토요타를 ‘하이브리드(HEV) 명가’로 만드는 데도 한몫했다.



라브4가 구매자들을 짜증나게 만든 비결(?)은 ‘모노즈쿠리’(혼신)로 대표되는 일본 제조업 전통과 일본 장인정신 핵심 ‘가이센’(改善, KAIZEN)에 있다.

일본 제조업체들처럼 토요타도 혁명보다는 혁신, 혁신보다는 가이센(개선)을 중시한다. 부분변경은 물론 완전변경 때도 파격보다는 개선과 내구성 향상을 중시했다.

문제가 생겼다. 무난하면 오래 타도 질리지 않지만, 신선함이 부족해져서다. 10년을 타도 1년 탄듯 하지만 1년 타도 10년 탄 느낌을 줄 수 있다.

고장이 나지 않아 차를 바꿀 명분을 찾지 못한 라브4 구매자들에게 무난함과 지겨움은 핑계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전기차 아이콘’ 테슬라 때문에 가속페달을 밟은 자동차 기술·디자인 발전, 개선보다는 혁신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 변화가 신차 구매에 영향을 줘서다.

이달부터 국내 판매에 돌입한 올뉴 라브4는 ‘너무 무난해 지겨워졌다’는 핑계마저 없애는데 공을 들였다.

신형 라브4, 개선을 넘어 혁신


올뉴 라브4는 7년만에 나온 6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디자인은 개선 수준을 넘어섰다.

5세대 모델은 직선보다는 곡선, 강함보다는 부드러움을 통해 도심형 SUV를 지향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정통 SUV처럼 각진 매력을 추구했다.

6세대 모델은 여기서 더 나아가 스포츠 성향 차종에서 볼 수 있었던 역동성과 예리함을 더했다.

첫눈에도 기존 모델과 비교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

보닛 좌우 안쪽과 슬림한 LED 헤드램프를 감싼 라인은 귀상어(망치상어, Hammerhead shark) 머리 부분을 연상시킨다.

토요타의 최신 패밀리룩인 해머헤드(Hammer Head) 디자인으로 토요타가 크라운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LED 헤드램프 눈빛은 매섭다. 먹이를 노려볼 때 발광되는 맹수의 눈이 연상된다. 메시 패턴의 프런트 그릴은 차체에 세련미를 더해준다. 사다리꼴 범퍼 하단 디자인은 차체가 더욱 낮아보이게 만든다.

측면부의 경우 오프로더에 주로 적용하는 사다리꼴 휠 아치과 대구경 타이어를 통해 휠 프로모션을 강조한 ‘빅풋’(Bigfoot), 높은 지상고 비율로 오프로드 주행 기대감을 시각화한 ‘리프트업’(Lift-up)으로 당당함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공룡의 갈비뼈와 꼬리뼈를 연상시키는 세로 패턴 그래픽으로 꾸민 입체적 LED 리어램프를 좌우에 길게 적용했다. 와이드한 볼륨감의 리어 범퍼와 함께 좌우가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발산한다.



실내는 ‘아일랜드 아키텍처(Island Architecture)’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12.3인치 대형 계기판과 풀 HD 화질의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인 조작성을 제공한다. 센터 디스플레이 바로 아래에는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을 배치했다.

기어 스틱을 없애는 대신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by-wire) 방식의 전자식 시프트 레버를 채택했다.

좌우 양방향에서 열 수 있고 암레스트를 뒤집어 트레이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센터 콘솔도 적용했다.

뒷좌석에는 6대4 폴딩 시트를 적용했다. 시트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한다.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하이브리드 모델(HEV)은 749리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PHEV)은 672리터로 기존보다 각각 16리터, 15리터 확장됐다.



차세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아린’(Arene)을 기반으로 구현되는 차세대 커넥티드 서비스 ‘토요타 커넥트(TOYOTA CONNECT)’도 적용했다.

차량과 고객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향한 토요타의 의지를 보여준다.

LG U+와 협업해 개발한 새로운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넥티드 기능은 한층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운전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토요타 리모트’(TOYOTA REMOTE)를 통해 원격 시동, 공조 제어, 차량 상태 확인, 주차 위치 확인 등 주요 차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긴급 호출 서비스와 도난 차량 위치 추적 기능 등도 갖췄다.

국내 주행 환경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토요타 TV’(TOYOTA TV)와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에센셜’을 제공한다. 네이버 클로바(CLOVA) 기반 인공지능(AI) 음성인식을 적용,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과 공조장치 제어 등 다양한 차량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름값 부담도 충전 고통도 없애


올뉴 라브4 국내 판매 라인업은 HEV XLE, HEV 리미티드, PHEV XSE, PHEV GR 스포츠로 구성됐다.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 부가가치세 포함)은 HEV XLE가 4927만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PHEV GR 스포츠가 618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국내 판매 1위 차종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경쟁하는 가격대다.

핵심 모델은 6160만원에 판매되는 PHEV XSE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성향을 모두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분야에서도 강자로 평가받는다. 하이브리드가 워낙 유명해서 존재감이 덜 알려졌을 뿐이다.

전기차 분야에서 테슬라에 밀린 토요타는 올뉴 라브4 PHEV를 ‘전기차 킬러’로 육성했다.

올뉴 라브4 PHEV는 2.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D4-S)과 신규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인 22.68kW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 전기(EV) 모드만으로 최대 77km를 주행할 수 있다.

기존 모델보다 14km를 더 갈 수 있다. 출퇴근이나 도심 주행에서는 ‘그냥 전기차’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서울시 승용차 1일 평균 주행거리는 30km 수준이다. 한번 충전하면 2일 정도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전기차와 달리 완속 충전만 돼 불편했던 기존 PHEV와 달리 50kW CCS1 급속 충전 규격을 지원한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35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충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름을 넣으면 된다.



올뉴 라브4 PHEV의 시스템 총 출력은 329마력(PS), 최대토크는 23.8kg.m에 달한다. 실제 주행에서도 쭉쭉 지치지 않고 속도를 높이며 시원하게 질주한다. 도심형 SUV에서는 과하다 여겨질 정도다.

이포(E-Four) 시스템은 곡선 구간에서 차체 안정감에 기여한다. 전자식 무단변속기(e-CVT)는 부드러운 변속을 통해 승차감을 향상시켜준다. 오프로드를 안전하게 주행하고 싶다면 트레일 모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승차감과 정숙성도 향상됐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진동과 소음도 잘 억제한다.

걸림돌이 있다. 600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가장 저렴한 HEV XLE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설상가상.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 BMW, 벤츠에 이어 판매 4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BYD가 같은 체급의 PHEV 모델인 씨라이언 6 DM-i를 헐값 수준인 3750만원에 내놓으면서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보이는 악재가 발생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라는 존재감,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 우수한 서비스 인프라, 딴죽을 걸 수 없는 내구성 등은 올뉴 라브4 PHEV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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