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긴 최저임금심의…'수정안' 줄다리기 본격화
2026.06.30 07:00
최초안 격차 1680원…노동계 1만2000원 vs 경영계 동결
지난해 10차 수정안까지 마라톤 협상…격차 200원으로 좁혀
법정시한 이미 하루 지나…늦어도 7월 중순까지 결론 내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최저임금 심의가 올해도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도급근로자에 대한 확대 적용과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주요 쟁점이 마무리되면서 인상 수준을 둘러싼 노사 줄다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으로, 양측은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간다.
앞서 노사는 지난 23일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 각각 최초 요구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1만320원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제시했다. 최초 요구안 기준 양측의 격차는 1680원이다.
지난 회의에서도 양측은 입장 차만 확인하고, 별도의 수정안은 제출하지 않았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사용자위원의 최초 제시안인 동결·삭감 요구는 1992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동결 20회, 삭감 3회로 총 23회에 달한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호혜조차 보이지 않고, 사용자위원들의 진정성 있는 의지와 태도를 읽기조차 매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생계비와 최저임금과의 간극은 매년 벌어지고 있다"며 "사용자위원들께서는 현 최저임금의 수준이 중위임금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절대적인 기준처럼 주장하시기 이전에, 상대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이들의 생계 여건부터 먼저 확인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노동자에게 일을 시켰다면 최소한 생활에 필요한 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원칙은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내수를 살리고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노동자가 함께 사는 상생의 마중물"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들어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중소기업 비중이 56.8%에 달하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109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라고 했다.
류 전무는 "이러한 상황이 최저임금 때문만은 아니지만 소상공인 경영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최저임금 부담이 더 커진다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려운 경영 위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지불능력이 안 되는 분들에게 강제로 돈을 더 내놓으라고, 어쩌면 폐업을 결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너무 비극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현장에서는 자식 같은 사업을 어떻게든 키우고 싶고, 가족 같은 직원들과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데 고유가·고물가에 출구가 안 보인다 등 절규가 쏟아지고 있다"며 "지불능력을 넘는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차원뿐 아니라 우리 고용과 일자리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1차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고 본격적인 인상 수준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정 심의기한인 29일을 이미 넘긴 만큼 남은 심의 일정도 빠듯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타결점을 찾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인 시간당 1만2000원을 고수하고 있고, 경영계 역시 2일 노동부 앞에서 소상공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전에 나설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해 심의에서 10차 수정안까지 제출하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격차를 200원까지 좁힌 바 있다. 올해 역시 양측의 최초 요구안 격차가 1680원에 달하는 만큼, 수정안 제출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고시 시한인 8월 5일을 고려하면 최임위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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