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법 찾을까...美·이란, 30일 카타르서 담판
2026.06.30 06:01
해협 통항 질서 재편 놓고 양측 합의점 찾을까 주목
이란 동결자산 해제 강하게 요구…협상 테이블 오르나[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행동을 일시 중단하고 오는 3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와 협상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은 당초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근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면서 카타르 도하로 장소가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또 협상 의제도 양측 간 이견이 여전한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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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발언은 이란 정부 관계자가 이날 예정됐던 실무 협상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이란 측은 최근 자국에 대한 미국의 공격과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8일 발효된 MOU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하며, 후속 협상이 진행되는 향후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없이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MOU 발효 이후에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지난 25일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호는 이란의 드론 공격에 피격당해 함교에 손상을 입었다. 이후 미국이 이틀 연속 호르무즈 해협 지역 이란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란은 다시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충돌이 격화됐다.
이번 무력 충돌의 배경이 MOU 체결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큰 데서 비롯된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주 오만이 국제해사기구(IMO)와 협의해 자국 연안을 따라가는 새로운 항로를 발표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자국 연안 인근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다. 국제관습법상 이란과 오만은 일반적으로 선박의 통항을 차단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지만, 이란은 최근 전쟁 기간 동안 사실상 해협 통항을 통제하며 막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러한 영향력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운영 중인 방식과 다른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더욱 지연시키고 긴장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혁명수비대는 해협 통항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이를 위반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연구원은 “이란은 해협에서 제한적인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장기화하는 전략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측은 동결 자금 해제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이 문제가 이번 협상에서 다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MOU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고, 그 대가로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 관련 제재 면제를 발급하며 이란 동결자산에 대한 접근 절차를 개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9일 국영 IRNA 통신과 인터뷰에서 “카타르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산 60억달러가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어떠한 이란 동결자산도 해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계획에 따라 카타르에 있는 총 12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 가운데 60억달러가 해제돼 국내로 반환될 예정이며, 이를 위한 필요한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란 국민들에게 미국과의 잠정 합의를 설득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최고지도자실 산하 ‘최고지도자 저작 보존·출판국’의 메흐디 파자엘리는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동결 자금에 실제 접근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다”며 “접근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조건은 충족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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