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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사퇴
정몽규 사퇴
달걀 던지려다 참았다…새벽 인천공항 채운 ‘홍명보 나가’ 야유 [세상&]

2026.06.30 05:53

월드컵 대표팀 30일 새벽 한국 도착
홍 감독 나타나자 항의·야유 쏟아져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서현 수습기자] 새벽의 인천공항은 “홍명보 나가”를 외치는 고함과 축구협회를 질타하는 항의의 목소리로 아수라장이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달걀을 던지는 장면은 없었지만 분노한 축구팬들은 북을 치면서 홍 감독을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홍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은 오전 3시51분께 제2여객터미널 A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에 배치된 경찰 기동대와 공항경찰단 경력은 취재진과 팬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일부 기자가 “한 말씀 해주십시오”, “실망한 팬들에게 설명하실 생각 없으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졌지만 홍 감독은 눈길도 주지 않고 공항 출구까지 빠르게 걸어갔다. 그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승합차에 올라 공항을 떠났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5분 만이었다.

감독과 함께 귀국한 조현우(울산),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백승호(버밍엄시티), 김문환(대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설영우(즈베즈다)도 짧은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개별적으로 공항을 떠났다. 통상 월드컵을 마치고 대표팀이 돌아오면 기자회견 등 행사가 열렸지만 이번엔 생략됐다.

뿔난 축구팬들 “홍명보 나가”


30일 오전 3시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성근(38)씨가 항의 문구를 새긴 플래카드를 들고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김서현 수습기자


이날 오전 2시50분께 입국장 앞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축구팬 등이 몰리며 공항에는 200명 안팎의 인파가 형성됐다. 대표팀이 탄 비행기가 3시께 공항에 내리자 이들은 홍 감독과 선수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일부 무리는 항의 메시지를 적은 현수막을 펼쳤고 북을 치며 “나가 뒈져라. 그따위로 축구할 거면”, “홍명보 나가”, “돈 뱉고 나가” 같은 거칠고 날이 선 구호도 외쳤다. 오전 3시25분께는 “왜 안 나오냐”, “선수들을 욕할 마음은 없다”는 말도 들렸다.

서울 마포구에서 왔다는 김인영(27) 씨는 “자정부터 친구와 돗자리를 깔고 커피와 캔맥주를 마시며 기다렸다”며 “이번 선수단이면 역대급 성적을 낼 기회였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망쳤다는 생각에 항의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낸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직접 제작한 플래카드를 들고 홍 감독을 기다리던 조성근(38) 씨는“새벽에 입국하는 것 자체가 국민 기만이라고 생각한다”며 “손흥민 선수에게 마지막 월드컵일 수도 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된 데 화가 난다”고 했다. 그는 현장 상황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로 중계하고 있었고, 한때 최대 시청자가 15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고등학생 이원희(17) 군은 체험학습까지 내고 전날 밤 막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축구협회 운영 자체에 불만이 크다. 윗선인 홍명보 감독에게라도 항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날 밤 인천항 연안부두에서 공유 킥보드를 빌려 4시간에 걸쳐 공항까지 왔다는 김영오(20) 씨와 하우주(20) 씨는 “달걀을 던지려고 각자 하나씩 챙겨왔지만 아무도 던지지 않아 우리도 던지지 않았다”며 “선수단이 좋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을 욕할 마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 선수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30일 오전 4시35분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나올 때 길에 약 10cm 크기의 개껌을 던진 40대 남성이 경찰에게 검문당하고 있다. 김서현 수습기자


공항 출입구 바깥까지 따라 나온 수십명은 짐을 정리하는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향해 “감정이 없느냐”, “왜 이렇게 빨리 가느냐”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선수들과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4시35분께 입국장으로 빠져나왔다. 선수단과 ‘시간차’로 등장한 것인데 주변에 50여명의 축구팬이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40대 남성 A씨가 정 회장 쪽으로 약 10㎝ 크기의 개껌을 던졌다. 현장 경찰은 그의 가방을 확인하고 인적 사항을 파악한 뒤 개껌을 돌려줬다.

A씨는 “정몽규 회장이 선수들을 앞세워놓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은 게 괘씸했다”며 “뒤에서 나오는 모습에 화가 나 개껌을 던졌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팀 감독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손흥민 등 이날 함께 입국하지 못한 선수들은 내달 1일까지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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