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공세에 휘청…푸틴, ‘연료 부족’ 첫 시인
2026.06.29 21:0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으로 인한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40일 작전’ 등 러시아 본토 에너지 시설과 물류망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한 결과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열린 국내 연료 공급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일정 수준의 연료 부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기반 시설, 특히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 분명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현재 연료 부족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연료 수급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으며, 경유 수출 전면 금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 휘발유 재고는 약 17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고 감소 폭도 4%에 불과하다”면서 “7월 연료 생산량은 6월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시장 불안 확산을 경계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크름반도의 연료 공급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현재 크름반도는 며칠치 에너지 비축분만 확보한 상황이지만 수요는 충족될 것”이라며 “육상과 해상을 통해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군 보급·병력 이동의 핵심 거점인 크름반도는 현재 심각한 연료·에너지 부족을 겪고 있다. 크름 최대 도시 세바스토폴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수일째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크름 당국은 지난 21일 일반 주민에 대한 가스 판매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26일에는 대규모 정전과 연료 부족을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28일부터는 정부 기관과 필수시설에만 연료를 공급하고 일반 시민과 기업에 대한 공급은 제한하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연료를 구하기 위해 차량이 주유소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과 물류망,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장거리 공격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이른바 ‘40일 작전’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 슬라뱐스크 정유시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1명이 사망한 직후 나왔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후방 타격이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동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정치분석연구소 소장은 CNN에 “이 같은 공격은 푸틴에 대한 반감을 키우기보다 오히려 반우크라이나 정서를 고조해 국가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심리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치적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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