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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중국産 로봇 주저할 때 한국이 치고 나가야”

2026.06.30 00:45

로봇공학 석학 조규진 서울대 교수
28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과 로보틱스연구소에서 조규진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중국 로봇 기술력이 앞서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보안 문제로 도입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로봇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이 치고 나가야 할 때입니다.”

로봇 공학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일요일인 28일에도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로보틱스 연구소로 출근해 연구를 이어갔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관에 있는 이 연구소는 최근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과 그의 딸 매디슨 황(엔비디아 로보틱스 수석 이사)이 차례로 방문한 곳이다.

이날 연구소에서 본지와 만난 조 교수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이제 인공지능(AI)이라는 뇌를 넣을 하드웨어를 찾고 있다”며 “결국 AI 시대의 최종 승자는 하드웨어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가 말한 AI 시대 승부를 가를 하드웨어는 로봇이다.

연구소에 있는 조 교수 책상에는 물 위에서 점프할 수 있는 소금쟁이 로봇, 손 마비 환자를 위한 로봇 손 등이 놓여 있었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로봇 학회인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산하 로봇자동화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조 교수는 지난 2월 출범한 서울대 로보틱스 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국가로 조 교수는 단연 중국을 꼽았다. 조 교수는 “10년 전 중국 선전에 있는 전자 상가에 방문했는데 한 휴대폰 매장 상인이 아이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심고 있더라”라며 “대학이나 연구소뿐만 아니라 이런 시장의 상인까지도 하드웨어 개발에 골몰하고 있던 것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결국 10년이 흘러 중국은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술 특허도 6618건(2023년 기준)으로 세계 1위일 정도로 기술력도 앞서 있다.

조 교수는 “중국은 정부에서 로봇 분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한·중 기술 격차 위기가 로봇 산업에도 덮쳤고, 이미 중국 로봇 기술은 한국을 앞질러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 교수는 한국 로봇이 치고 나갈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이 보안이나 국제 관계 등을 감안해 중국산 로봇을 적극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산 로봇을 쓸 수 없을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국가는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 예산이 분산되지 않고 국가 미래 산업을 이끌고 갈 수 있는 분야에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과거 로봇 청소기나 수술 로봇, 드론 등이 처음 등장했을 때 대기업들은 투자 대비 성과(ROI)가 나오지 않는다며 주저했다”며 “반면 위험을 감수한 벤처들이 상용화를 이뤄냈다”고 했다. 그는 “로봇 상용화 역시 스타트업의 거침없는 굴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다양한 연구진이 교육, 연구, 창업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연구소는 그들의 든든한 안전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가연구소 사업(NRL 2.0)’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부설 연구소를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선정된 연구소는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정부 지원을 받는다. 전국 대학 연구소 8곳이 선정됐는데 이 중 로봇 연구소는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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