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00조 서남권 반도체 투자, 인프라부터 해결해줘야
2026.06.30 00:10
정부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서남권에 총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팹)을 구축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육성하고, AI 데이터센터도 세우기로 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면서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이 마련된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선 정부가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기본 인프라와 투자 여건 등에 대한 우려부터 해소해야 한다.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건 기업 투자 계획 발표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인프라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호남 반도체 400조 원을 포함해 총 2,655조 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도 “제반 공장건설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 원을 투자하고자 한다"며 총 2,100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천문학적 투자가 실제 이뤄지기 위해선 정부부터 해야 할 일이 많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지역 균형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건 시대정신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대로 수도권은 폭발 직전이고 지방은 소멸 직전이다. 그러나 국가적 필요를 관철하기 위해 기업에 손실과 위험을 강요해선 곤란하다. 자칫 핵심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기업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순리다.
기업들은 총 투자 규모는 내놨지만 언제까지 하겠다는 일정은 명시하지 않았다. 투자 전제 조건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 될 투자를 하루빨리 끌어내기 위해 용수와 전력 등 인프라 구축은 물론 원스톱 행정 지원과 교육 환경, 정주 요건 개선 등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그래야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호남’으로 결론부터 내놓고 압박한 것 아니냔 공세를 불식시킬 수 있다. 기업 회장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이 대통령의 진심도 인정받는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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