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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정의 시시각각] 이재명·오세훈, ‘부동산 회동’ 기대

2026.06.30 00:18

장세정 논설위원
6·3 지방선거는 여당 대표도, 제1 야당 대표도 선거 패배자로 지목된 참 특이한 선거였다. 그 와중에 최대 화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었다. 참정권 훼손에 항의하는 유권자들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주변 시위가 20여 일째 이어지고, 선관위 폐지론이 분출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한 가운데 다음 달 1일 당선자들의 임기가 시작된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4일 선거사무소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오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9일) 전에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문제 등을 논의하고 싶다며 이 대통령 면담을 청와대에 요청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 "국무회의 전에 한 번 불러 달라. 그냥 차를 주셔도 좋고 밥을 한 끼 주시면 더 좋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지난 2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부동산 정책 관련 이 대통령 면담을 거듭 요청했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김용범 정책실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오는 7월 부동산 세제 강화 필요성을 잇따라 언급하자 오 시장은 "(세금은)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쓰지 말아야 할 수단"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매매·전세·월세의 '트리플 폭등' 와중에 세금 카드를 쓰면 집값을 더 자극할 거라는 우려가 깔린 인식이다.
지난 24일 오 시장은 “(면담 수락 여부에 대해) 아직 답변을 못 받았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서울시의 의견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드리겠다”며 다시 한번 면담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무능과 실책을 중앙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남 탓 정치"라고 비판했다.
2025년 10월 국민의힘 서울시당 소속 기초의원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사실 국무회의 규정 제8조 1항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고, 의결권은 없지만 발언도 할 수 있다. 민선 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서울시장은 줄곧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으나 노무현 정부 때는 배제됐고,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배석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에서 열린 50여 차례 국무회의 중에 두 번 출석했다.
중요한 건의 사항은 국무회의 배석 권한을 활용하면 될 텐데 오 시장은 왜 굳이 별도 면담을 줄기차게 제기할까. 오 시장은 "국무회의는 공개된 상황에서 말하기 때문에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해 별도 면담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따로 30분 정도만 얘기할 기회를 주시면 굳이 국무회의에 들어가서 따지는 게 아니라 조곤조곤 제가 생각하는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축적한 정확한 현장 데이터와 전세 공급 감소 실태를 토대로 정부의 세제 개편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상세히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초청하는 여야 영수회담도 아니고, 소속 정당이 다른 특정 단체장과의 개별 면담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총리 등이 공항에서 영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면담 거부는 손쉬운 선택이다. 그러나 발상을 달리해 보면 서울시장 면담으로 얻을 정치적 이익도 상당할 수 있다. 먼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급락하고,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여당은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명청 대전'이 격화하면서 분열상이 심각하다. 이런 때일수록 부동산 정책이 민생에 끼칠 영향을 대승적 차원에서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람직한 전례도 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측근들의 반대에도 이명박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청계천 공사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줬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나 국토교통부 장관과는 관점이 다를 수 있는 서울시장의 실태 보고를 들으며 소통하다 보면 집값을 잡는 데 좋은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 오 시장의 새로운 임기 시작 이후 처음 열리는 오는 7일 국무회의를 전후해 '부동산 회동'이 성사되길 바란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서울시장이 악수하는 모습. 노 대통령은 2003년 이 시장을 국무회의에 초청해 청계천 관련 발언할 기회를 줄 정도로 포용력을 발휘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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