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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지부 ‘탈모 건보’ 토론회 취소…중증환자 지원이 최우선

2026.06.30 00:22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가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계획했던 대국민 토론회를 어제(29일) 취소하면서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중증·희귀 질환자들이 치료비·약제비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적자 전환 우려가 큰 건보 재정을 탈모 치료에 투입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정부가 의식해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은 이재명 대통령이 2022년 1월 제20대 대선후보 시절 핵심 공약으로 처음 제시하면서 찬반 논란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미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건보 적용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탈모 치료 건보 적용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정책에 속도를 내려 했다. 복지부는 20~34세 청년층의 소외감 해소를 내세워 탈모약 건보 적용 실무 검토를 마치고 국민 여론 수렴 차원에서 다음 달 4일 토론회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 남성 탈모인들의 환영 반응과 달리 2030 여성층을 비롯해 의료계와 중증·희귀 질환자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예상보다 강하게 분출하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탈모 급여 확대는 건강보험의 근간인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를 정면으로 뒤흔드는 위험한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을 논의하는 것은 건보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보 제도의 근본 취지는 예기치 못한 질병과 고액의 의료비 부담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다. 여전히 돈이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중증질환자가 많다. 정부 정책은 죽어가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정책을 우선해야 마땅하다. 토론회 취소를 계기로 복지부는 정책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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