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미사일·드론 대부분에 일제 부품”…일본에 수출 규제 강화 요구
2026.06.29 15:50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의 순항·탄도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기종에서 열에 아홉 개꼴로 일본산 부품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민간기업 제품의 군사 목적 전용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라디슬라우 블라시우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러시아 제재 담당 고문은 28일(현지시각) 교도통신에 실린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하는 순항·탄도 미사일과 무인기 기종의 약 90%에 일본 기업이 제조한 부품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시우크 고문이 이 매체에 공개한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순항 미사일 Kh-101에 일본 반도체 대기업과 전자기기 제조업체의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는 무인공격기에도 또 다른 일본 종합 전자 부품 제조사의 관성항법장치 모듈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일본 반도체 제조사가 해외 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부품 일부가 러시아제 무인기 ‘랜셋’(Lancet)에 들어가는가 하면, 러시아가 이란에서 제공받은 정찰용 무인기 ‘모하제르-6’에서도 일본산 부품이 발견됐다.
블라시우크 고문은 “러시아 미사일이나 무인기 잔해 등을 분석해보니, 일본 제품들이 확인됐다”며 “대부분 부품은 중국이나 중앙아시아 국가를 경유해 러시아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미국, 유럽을 특정해 “이들 국가 기업의 부품이 없었다면 러시아가 미사일을 제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해당 국가들의 수출 규제 강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은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을 통해 군사 목적 전용이 가능한 물자 등의 수출에 사용 목적이나 최종 수요자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제3국을 통해 민수용 부품을 우회 수입한 뒤, 이를 군사용도로 쓰는 것까지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도통신이 우크라이나 쪽이 문제를 제기한 일본 기업 13곳을 취재한 결과 한 곳만 “그룹 계열사 제품이 무기 제조에 전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5곳은 자사 제품인지 확인 자체가 어렵다고 했고, 나머지 7곳은 “타사 제품”이라거나 답변에 응하지 않았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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