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
'대차대조표 불황' 창시한 日학자 "중국경제 여전히 위험"
2026.06.29 17:58
"국채 금리 터무니없이 낮아…민간은 빚 갚는 데 집중"
"수출 밀어붙이기 위험…큰 시장 잃고 수익률 낮아져"
"소비쿠폰 등 내수진작책보다 정부 직접지출이 효과적"
일본의 장기 경제침체를 '대차대조표 불황'이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해 유명해진 경제학자 리처드 쿠(Richard C. Koo)가 중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고 수출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대만 출신 일본 경제학자 리처드 쿠는 여러 가지 면에서 경제 위기를 맞은 1990년대 일본과 지금의 중국 경제가 닮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쿠가 가장 눈여겨 보는 가늠자는 국채 수익률이다. 그는 일본의 국채 수익률은 1990년 버블 정점 시 8%에서 시작해 1997년까지 1.7%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을 언급하며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약 1.7~1.8%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충분한 투자 기회가 있다고 알려진 국가 치고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리"라며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지 않고 있거나, 오히려 빚을 갚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일본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면서 사용한 '대차대조표 불황'의 그늘이 중국 경제에도 드리웠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가 시장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정부 지출을 줄이면서 "경제가 붕괴했다"면서 "일본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은행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이 일본과 같은 '실수'를 범한다면 "디플레이션 나선에 빠질 수 있다"며 "중국이 아직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첨단 분야에서의 기술 경쟁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만으로는 중국이 이런 운명을 피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은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중국 경제는 정부 지출과 수출 등 두 가지 동력만 남게 된다"면서 "당시 일본도 반도체, 자동차, 전자 산업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쿠는 "중국이 경제 문제를 수출로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강하게 수출 드라이브를 걸면 미국과 유럽 등이 무역장벽을 세워 결국에는 자금이 풍족한 시장을 잃고 가난한 시장만 남는다는 게 이유다. 그는 "막대한 무역 흑자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수익 마진이 극도로 얇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소비쿠폰, 세금 감면 등 내수 진작 정책에 반대했다. "돈을 준다면 사람들은 먼저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 직접 지출을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수익률이 국채 금리 수준인 1.7%를 넘는 사업이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학교 영어교육 개선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었다.
이런 사업은 자체적인 재정 조달이 가능해 납세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게 쿠의 설명이다. 사회적 수익률은 투자로 인해 창출된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한 지표다.
그는 "내가 시진핑 주석이라면 중국 최고의 인재들을 한자리에 모아 사회 공헌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도출하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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