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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떠나는 '형사부 검사'의 당부…"본연의 일 할 수 있도록"

2026.06.28 14:03

김윤선 부산고검 검사 지난달 사직
대장동 '항소 포기' 경위 요구 성명 뒤 전보
"형사사법 각 축이 제 역할 할 제도 필요"

편집자주

다시 ‘검찰 개혁’의 시간이다. 검찰권 남용을 막아 일그러진 검찰 국가를 바로 세우면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개혁 방안은 무엇일까. 범죄 피해자 약자들을 대변해 온 변호사, 일선 형사부 검사, 현장 경찰, 법률 전문가의 진단과 제언을 종합해 성공적인 검찰 개혁과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시스템 구축의 방향과 조건을 모색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박시몬 기자


"모두가 각자 제대로 일할 수 있게, 검사 본연의 일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해주길 바란다."

김윤선(50·사법연수원 33기) 부산고검 검사가 20여 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나며 남긴 말이다. 주로 형사·공판 업무를 맡아온 그는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특수부' 업무를 맡은 적이 없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집단 성명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좌천성 인사를 겪고 조용히 사직서를 제출했다.

2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검사는 올해 4월 사의를 표명한 뒤 지난달 사표가 수리됐다. 김 검사는 이날 본보에 "저는 소위 '특수통'도 아니고 알려지지 않은 일반 형사사건들을 맡아 나름의 최선을 다해 왔다"며 "억울한 분들의 피해가 회복되거나 다툼과 갈등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 보람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부분의 검사들은 아마 저 같은 사람들일 것"이라며 "균형 감각을 잃은 검찰이 망가지고, 끝내 문을 닫게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몹시 괴로웠다"고 사직의 배경을 밝혔다. 현재 논의 중인 '검찰개혁' 과정에서 형사사법체계의 한 축으로서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에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꼈다는 취지다.

김 검사는 면직 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큰 사건이나 정치적 사건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사건들이 쌓여 이뤄진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일해 왔다"고 했다. 또 "검찰이 해결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지만, 언제나 그래 왔듯 구성원들의 용기와 지혜로 결국엔 길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고 적었다.

그는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이던 지난해 11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하자, 당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대검 지휘부에게 경위 설명을 요구한 지청장 8명 중 한 명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 검사는 올해 1월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부산고검으로 전보됐다. 일선 검사들은 거액의 범죄수익 환수가 걸린 데다 1심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돼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건에서 수사·공판팀 의견과 달리 항소를 포기한 것 자체가 원칙과 기준을 벗어난 일이라는 공감대가 컸다. 이런 정서가 집단 성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검사는 "대부분의 검사들이 어떤 권력 때문이 아니라, 양심 때문에 견딜 수가 없어 의견을 내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형사사법제도 논의에 대해 "피해자는 권리 구제가 늦어지고, 가해자는 법망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든다"며 "부디 형사사법체계를 구성하는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김 검사는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4년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검 부대변인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청주지검 충주지청장, 제주지검 차장,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등을 지냈다. 향후 김 검사는 광주에서 변호사로서 법률 조력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검찰 개혁, 관건은 설계다

  1. ① 뒷전으로 밀린 현장 대란
    1. • 검경 '사건 핑퐁'에 수사 하세월… 6개월 걸리던 사건 2,3년씩 떠돌아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002380003217)
    2. • "현재 검찰 개혁안, 범죄자만 살판나는 세상 될 우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005050000097)
  2. ② 보완수사 막으면, 진실은
    1. • 성폭행, 뇌물, 무고… 경찰 수사종결 억울해도 구제할 길 막힌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013430003540)
    2. • "수사 지연 심각... 검찰 개혁하려면 제대로 된 현장 조사부터"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020510002047)
  3. ③ 역할 커진 경찰도 비상
    1. • 수사관은 안 늘었는데… 쏟아지는 사건에 경찰 베테랑도 떠난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021110003606)
    2. • "국가수사본부가 중요 수사 전담해야… 중수청 신설보다 효율적"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201380005295)
  4. ④ 핵심은 권력남용 방지
    1. • 경찰·중수청·공수처 통제 방안 미흡... 검찰 개혁 성패, 설계에 달렸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1913330005588)
    2. • "검경 수사 '2인 3각' 절실… 검찰 해체에만 몰두하면 국민만 피해"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322590005123)
  5. ⑤ 국민 피해 없는 개혁안은
    1. • 검찰 개혁 찬성론자들도 우려 "10대 쟁점 고민 없이 밀어붙여선 안 돼"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509270002994)
    2. • "검찰 개혁 논의 지나치게 진영화... 조사, 검증, 평가 없어 답답"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413390004960)
  6. ⑥ 피해자가 남긴 당부
    1. • '8번 검경 조사' 끝에 밝혀진 집단 성학대… 현실판 '더 글로리' 피해자의 울분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608580004214)
  7. ⑦ 합리적 토론의 쟁점들
    1. • '행안부냐 법무부냐'... 대통령까지 중재 나선 중수청 논란 대체 뭐길래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3109150004758)
    2. • '검찰총장' '검사' 법률로 폐지? 대통령실 "네이밍보다 대안" 언급 이유는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3112350002935)
  8. ⑧ 쏟아진 전문가 우려
    1. • "괴물 만들기" "손목 아픈데 어깨 잘라" 검찰 개혁안 성토 쏟아졌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90507300002765)
  9. ⑨ 검찰청 폐지, 직면 난제는
    1. • 신설 '중수청'… 누가 이끄나? 인력 확보는? 산적한 과제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90816580002098)
    2. • 검찰청 폐지 예정에 "사명감으로 버틴 형사부 검사가 무슨 죄"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90815230002566)
  10. ⑩ 터져 나온 현장 목소리
    1. • "누구를 위한 검찰개혁인지 묻고 싶어요"… 범죄피해자들의 호소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91214250001101)
  11. ⑪ 현직 검사의 직언
    1. • '국감 작심발언' 안미현 "윤석열 막을 수 있었다… 퇴직검사 출마 제한해야"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110301570003593)
  12. ⑫ 전문 분야 합동수사 체계
    1. • 李 대통령 검토 지시한 '수사·기소 일원화 조직', 마약 범죄만의 문제일까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122413370003843)
  13. ⑬ 정부 입법예고안 논란 ①중수청법
    1. • 중수청 수사지휘권 틀어쥘 '공룡 행안부', 자문위도 반대했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11913240000415)
  14. ⑭ 정부 입법예고안 논란 ➁공소청법
    1. • ‘압도적 반대’에도 강행된 공소청법 쟁점들…자문위가 이의 제기한 이유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11915070003371)
  15. ⑮ 미 연방검사가 본 '수사·기소 분리'
    1. • "검찰·FBI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원팀"… 美 연방검사 출신이 본 '수사·기소 분리'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0616400002479)
  16. ⑯ 국민 피해 외면하는 비판론
    1. • "검사 수사개시권 완전히 폐지됐는데, 감정적 비판을" 박찬운 교수 인터뷰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1111400002862)
  17. ⑰ '보완수사'를 둘러싼 쟁점들
    1. • 공소청 검사, 기록만 보고 기소할 수 있나…'檢 직접 보완수사' 두고 격론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1615210005378)
  18. ⑱ 특사경 지휘 검사의 고언
    1. • 특사경 직감이 검사와 만날 때... 이차전지 핵심기술 中 유출 막았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2016290003850)
  19. ⑲ 취약한 피해자들, 대책은
    1. • "범죄 피해자 무시한 검찰개혁, 절망적"…현장 변호사의 마지막 호소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2222050000105)
  20. ⑳ 개혁 논의에서 배제된 범죄피해자들
    1. • "검경 핑퐁에 나가떨어지는 사람들...검찰개혁, 범죄피해자 목소리는 왜 안 듣나"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0214130004258)
  21. undefined 보완수사 대신 '사실 확인' 검토
    1. • '검수완박' 고집하다 정체불명 '사실 확인' 조사 등장…형소법 개정 우려 [검찰 개혁, 관건은 설계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2915320000322)
  22. undefined 떠나는 형사부 검사의 당부
    1. • 떠나는 '형사부 검사'의 마지막 당부…"본연의 일 할 수 있도록"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6261542000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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