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었으니 내 땅"…남의 땅 침범한 건물주, 대법원서 '제동'
2026.06.29 10:21
남의 땅을 상당 부분 침범해 건물을 지어놓고 "20년 넘게 점유했으니 내 땅"이라고 주장해도 소유권을 가져갈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침범 면적이 단순한 시공 실수로 볼 수 없을 만큼 크다면 건축 당시부터 남의 땅인 줄 알면서도 무단으로 점유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토지주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A씨의 부친은 1966년 파주시 땅 106㎡를 구입했고, A씨는 이후 이를 상속받았다. B씨는 1993년 A씨 부친의 땅에 인접한 76㎡를 사들인 뒤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이 건물은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면적 대부분이 A씨 부친의 토지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2023년 10월 "B씨가 땅을 무단 점유한 기간만큼 임차료를 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B씨는 "20년간 소유 의사를 갖고 평온하게 토지를 점유했으니 해당 토지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봐야 한다"며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민법 245조는 20년간 소유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면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1·2심은 B씨가 20년 이상 소유 의사를 지닌 채 A씨 측 토지를 점유했다고 인정하며 B씨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B씨가 A씨 측 땅을 침범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물을 세웠다고 본 것.
대법원은 "B씨가 1993년 건물을 지으며 침범한 A씨 부친의 토지 면적이 통상 있을 수 있는 시공상의 착오를 넘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고 봤다. 이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씨는 건축 과정에서 부지 위치와 면적 등을 확인해 건물이 타인 토지를 침범했음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데일리안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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