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50배, 코스피는 150배…韓증시 베팅판 된 코인거래소
2026.06.29 06:31
바이낸스 이어 바이비트·쿠코인도 상장
거래액 급증…투자자 보호 장치 미흡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KORU’를 기초로 한 무기한 선물 상품 ‘KORUUSDT’를 내놨다. 이 상품은 테더(USDT)를 증거금으로 삼아 KORU 가격 등락에 투자하는 구조다. 바이낸스는 상장 초기 20배였던 최대 레버리지를 26일 50배까지 확대했다.
KORU 자체가 코스피 움직임을 3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50배 레버리지가 붙을 경우 코스피 변동률 대비 최대 150배 수준의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코스피가 소폭 오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작은 하락에도 투자금이 순식간에 청산될 수 있는 구조다.
다른 글로벌 거래소도 같은 흐름에 가세했다. 바이비트와 쿠코인은 이달 들어 KORUUSDT 무기한 선물을 상장하고 최대 20배 레버리지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비트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 비중이 큰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로 꼽히며, 쿠코인 역시 해외 이용자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글로벌 코인거래소다.
거래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글로벌 차트 플랫폼 트레이딩뷰 집계 기준 KORUUSDT는 거래가 시작된 22일부터 26일까지 7억5440만 달러, 원화로 약 1조1604억 원어치가 거래됐다. SKHYNIXUSDT의 누적 거래대금은 출시 이후 26일까지 64억2130만 달러로 10조 원에 근접했다. HYUNDAIUSDT와 SAMSUNGUSDT도 같은 기간 각각 4억7358만 달러, 5283만 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중 적지 않은 규모가 국내 투자자 수요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접근 장벽은 낮다. 국내 투자자는 업비트나 빗썸 등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를 산 뒤 이를 해외 거래소 지갑으로 옮기면 해당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주식시장처럼 장 마감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24시간 내내 매매가 이뤄진다.
문제는 국내 투자 수요가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규제 공백이 커진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방향성에 베팅하는 자금이 해외 플랫폼으로 흘러가고, 거래 수수료도 해외 사업자가 가져가는 구조가 된다. 해외 계정을 활용한 거래 특성상 과세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 보호 수준에서도 국내 상품과 차이가 크다. 국내에서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려면 사전교육을 받아야 하고 기본예탁금 1000만 원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반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무기한 선물은 국내 금융당국이 직접 감독하기 어려워 같은 수준의 안전장치를 적용하기 힘들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글로벌 코인거래소 접근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자국 이용자가 바이낸스 글로벌 플랫폼을 직접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현지 규제를 받는 별도 법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 파생상품 거래가 사실상 우회로처럼 활용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같은 상품은 국장이 종료된 뒤에도 가격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래 금지보다는 투자자들의 이같은 거래 수요를 받아낼 수 있는 상품이 국내 제도권 내에서 출시되는 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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