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 딛고 돌아온 백종원… 예산서 '제2의 기적' 쓴다
2026.06.29 08:01
예산시장 누적 방문객 1000만명
지난 26일 충남 예산상설시장. 평일 낮인데도 시장 골목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장터광장 주변 식당 앞에는 점심시간 전부터 줄이 생겼고, 외지 차량이 시장 인근 주차장을 채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하루 방문객이 10명 남짓했던 전통시장이 전국에서 사람이 찾아오는 관광 상권으로 바뀐 것이다.
이 변화를 이끈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다시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각종 논란과 고발로 대외 활동을 줄였던 백 대표는 관련 의혹 상당수가 무혐의 취지로 정리된 뒤 고향 예산을 중심으로 지역개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역 고유의 음식과 특산물, 상권, 관광 콘텐츠를 연결하는 ‘지역개발 ESG 사업’을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29일 밝혔다. 예산시장에서 검증한 모델을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넓혀 지역 상권을 살리고, 장기적으로 외식 프랜차이즈와 상품 유통, 호텔, 관광 사업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백 대표는 “지역을 살리려면 포토존 몇 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민과 지자체, 민간 기업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여야 지역만의 색깔과 경쟁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예산시장은 더본코리아 지역개발 사업의 대표 사례다. 한때 쇠락한 전통시장이었지만 더본코리아와 예산군, 지역 상인이 협업하면서 먹거리 중심의 관광형 상권으로 재편됐다. 더본코리아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과 청년 창업자·상인 교육을 맡았고, 예산군은 기반시설을 정비했다. 그 결과 예산시장은 올해 5월 기준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상인들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이날 만난 한 상인은 “예전에는 장날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주말이면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외지 손님이 늘면서 주변 가게까지 같이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예산시장에서 만난 연돈볼카츠 점주는 “한때 매출이 흔들렸지만 지금은 월 3000만~4000만원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시장을 찾는 손님이 꾸준히 이어지는 게 가장 큰 힘”이라고 했다.백 대표의 복귀 의미도 작지 않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원산지 표시, 위생 논란, 가맹점 운영, 지자체 용역 보고서 표절 의혹 등을 둘러싼 민원과 고발이 이어지며 경영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주요 사건이 잇따라 무혐의 또는 입건 전 종결로 정리되면서 백 대표가 다시 대외 활동에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검찰은 더본코리아의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도 농약통 분무기 사용, 미인증 철판 사용, 오뗄햄 상온 배송 등 위생·품질 관련 의혹 일부를 범죄 혐의 없음으로 판단했다. 지자체 용역 보고서 표절 의혹과 관련한 저작권법 위반 혐의도 무혐의로 종결됐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충남방적 유휴공간 복합 콘텐츠화,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 조성, 전통주 체험단지 구축 등을 추진한다. 예산시장 모델을 경기도 여주시 유휴시설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다음 성장 축으로 해외 식품·소스 사업을 제시했다. 그는 “더본코리아가 가장 잘하는 것은 한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소스와 메뉴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며 “한류 확산으로 해외에서 한식 수요가 커지는 만큼 이를 식품과 소스 사업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식품·소스 통합 브랜드 ‘TBK’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 한식당과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B2B 소스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일반 소비자가 가정에서 한식 맛을 낼 수 있는 B2C 제품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백 대표는 “식품과 소스 매출이 늘어나면 이를 다시 가맹점과 브랜드에 투자하고, 강해진 외식 IP를 다시 식품 사업으로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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