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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개 숙인 홍명보…월드컵 탈락 책임지고 사퇴

2026.06.29 07:40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photo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은 29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대표팀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축구를 사랑하고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다. 오늘은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내게 있다"며 "나는 오늘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다시 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한 순간부터 다른 이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난 2년 동안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모든 판단이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기준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대표팀 감독직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팀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출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외국인 후보들과 달리 홍 감독은 별도의 면접이나 발표 절차 없이 선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날치기 선임' 논란이 일었다. 이후 홍 감독은 국회 현안 질의에 출석하는 등 적지 않은 부담 속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photo 뉴스1


월드컵 예선은 6승 4무 무패로 통과했지만 본선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패하며 1승 2패(승점 3)로 A조 3위에 그쳤다.

이후 각 조 3위 팀들과의 성적을 비교하는 경우의 수를 기대했지만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 토너먼트 진출 문턱이 낮아졌음에도 한국은 최종 순위 34위에 머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다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는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1년 가까이 준비한 스리백 전술과 고지대 적응 훈련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홍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직후에도 "경기 전에 수십 가지 상황을 준비하지만 돌발 상황은 늘 생긴다. 결과는 결국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을 이끌고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자진 사퇴했다.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섰지만 두 번째 도전 역시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무리하면서 또 한 번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당초 그의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였지만 약 7개월을 남겨두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한편 이번 대회 선수단장을 맡은 박항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박 단장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낸 것에 대해 단장으로서, 축구협회를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성원에 보답하지 못했다. 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한국 축구가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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