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드론 전면 금지’인데 어떻게?…경비행기 108층 초고층 건물 충돌 미스테리
2026.06.28 14:20
후속보도 없이 원인 오리무중
26일 베이징에서 경비행기가 도심 108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에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 중국 당국이 엄격한 항공보안 통제 정책을 실시하는 가운데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사고 하루 뒤에 소식을 전했으며 사고 원인 등에 대한 후속 발표나 보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 당국은 27일 오후 4시쯤 소셜미디어를 통해 “6월 26일 오후 5시 55분쯤 둥싼환루(東三環路) 인근을 비행하던 단발 2인승 경량 스포츠 항공기(LSA) 1대가 고층 건물과 충돌했다”며 이 사고로 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현장에 있던 1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차오양구 당국은 부상자들이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관련 상황은 주무 부처가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종사 신원이나 사고 원인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충돌사고가 발생한 시틱 타워는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108층(528m)짜리 빌딩으로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고궁박물원(자금성)에서 불과 6㎞ 떨어져 있으며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집무실이 밀집한 중난하이와도 가깝다. 국영 시틱그룹 소유의 건물이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온라인에 올린 영상과 목격담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쯤 소형 비행기가 시틱 타워에 충돌했다. 건물의 유리 커튼월 두 면이 깨져 떨어져 나갔고 산산조각난 비행기 잔해가 도로에 흩어졌다. 건물 1층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사람들이 대피했다. 건물 주변은 사고 즉시 가림막으로 봉쇄되고 교통 관제가 이뤄졌으며 해당 영상과 목격담은 중국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해당 항공기는 중국 산허싱항(스타에어 에어크래프트)에서 제조한 SA 60L 경량 스포츠 항공기라고 홍콩 언론 명보 등이 보도했다. 관광, 레저용 체험비행, 조종사 훈련, 항공측량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경비행기다. 베이징에서 경비행기를 운항하려면 중국 민용항공국(CAAC)과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양측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항공기 추적 시스템 플라이트 레이더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에서 북동부로 약 50㎞ 떨어진 핑구구 종합항공산업단지 내 스포츠 공항에서 5시30분 이륙해 비행 뒤 같은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지만, 5시 40분쯤 공항으로 복귀하던 중 경로를 이탈해 서쪽으로 비행했다. 베이징 둥우환루(東五環路)인근에서 신호가 끊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사고 당일 베이징 날씨는 맑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찰이 26일 늦은 밤 핑구구의 검은색 SUV 차량을 수색했으며 이 차량의 소유자 이름이 류쥔화라고 보도했다. 시틱은행에 같은 이름의 인물이 자산관리 총괄매니저로서 재직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가 조종사로 지목되자 시틱은행은 류 매니저가 지난 6월 작성한 보고서를 게시했다. 지목된 인물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시 당국이 드론(무인기) 비행을 전혀 금지하는 등 항공 보안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5월부터 드론의 신규 판매와 구입, 반입이 모두 금지됐다. 도심에서 130㎞ 넘게 떨어진 만리장성에서의 야간 드론쇼도 중단됐다.
중국은 2021년부터 드론 연관 산업을 ‘저고도 경제’라 부르며 국가전략산업으로 밀고 있지만 안보를 이유로 베이징 내에서는 사실상 드론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이전에도 베이징의 드론 소유주들은 국가에 등록하고 열병식 등 주요 행사가 있는 기간에는 드론을 파출소 등에 맡기곤 했다.
베이징은 외부 자가용과 택시의 싼환 이내 진입도 금지하고 지하철역에서도 보안검색을 실시하는 등 항공 외 다른 분야에서도 엄격한 보안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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