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도 막은 베이징 상공에서 경비행기 충돌…"중대한 보안 실패"
2026.06.28 21:44
조종사 1명 사망…사고 원인 오리무중
중국 베이징에서 경비행기가 108층 초고층 빌딩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이 사고 원인과 조종사 신원 등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각종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고지도부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사고가 발생해 베이징 상공의 항공 통제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베이징 차오양구 당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6일 오후 5시 55분쯤 동3환(제3순환도로) 인근 상공을 비행하던 단발 2인승 경량 스포츠항공기(LSA) 1대가 고층 건물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조종사 1명이 숨졌고, 현장에서 1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국은 "관련 상황은 주무 부처가 추가 조사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해당 비행기는 베이징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스포쓰 공항에서 이륙한 뒤 착륙을 앞두고 갑자기 방향을 틀어 도심으로 향했다. 이후 사고 현장에서 신호가 끊겼다. 항공 전문가들은 조종사가 이륙 직후 무선통신을 끊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고 당일 베이징은 맑은 날씨였다.
사고가 난 건물은 베이징 업무지구에 있는 108층(528m) 규모의 시틱타워다. 2018년 완공된 베이징의 최고층 빌딩으로, 중국 국유 금융기업인 중신그룹 본사가 입주해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번 사고로 건물 상층부 외벽 유리창 일부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충돌 장면과 부서진 비행기 파편이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진과 영상은 현지 SNS에 확산됐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시틱타워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중난하이에서 불과 7㎞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상공의 보안 체계가 뚫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베이징 상공의 레저용 항공기 운항과 무인기(드론) 비행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 통제를 강화한 상태였다. 미국의 중국 분석가인 빌 비숍은 엑스(X)에 "몇 초만 더 비행했더라면 중난하이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중대한 보안 실패"라고 평가했다.
사고 동기와 조종사의 신원을 둘러싼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7월 1일 공산당 창당 기념일을 앞두고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찰이 사건 당일 밤 수색한 차량 소유자가 류쥔화라고 보도했는데, 동명이인이 증신그룹에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종사로 지목됐다. 그러나 증신그룹은 SNS에 그가 작성한 보고서를 게시하며 추측을 간접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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