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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장도 "75세로 올리자"는데… 노인 연령 기준 선뜻 못 고치는 이유는?

2026.06.29 04:31

1981년에 정해진 '65세 이상' 기준
젊은 60대의 등장, "70대로 올려야"
기준 상향, 정년 연장 등 난제 풀어야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높이려는 가운데 "이참에 교통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이상)에 진입한 까닭에 60대는 '노인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법정 기준 연령을 높이려면 정년 연장 등 다른 난제를 함께 풀어야 해 당장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인 경로우대 나이는 노인복지법이 만들어진 1981년부터 45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65세 이상은 전국 지하철, 고궁, 능원, 국공립 박물관·공원·미술관은 무료, KTX·새마을호·무궁화호는 30% 할인된 가격(주말·공휴일 제외)에 이용한다.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등 뒤이어 생긴 다양한 노인 대상 사회복지제도도 65세 이상에게 적용된다.

서울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일 방침이다. 복지부 역시 노인복지법을 고치지 않고 지자체 판단으로 무임승차 연령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대구시도 65세 이상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2024년부터 5년에 걸쳐 매년 1세씩 올리고 있다.

서울과 대구의 사례는 법정 노인 연령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여기는 이가 많음을 보여준다. 노인복지법을 제정한 1981년만 해도 기대수명은 67.9세였다. 하지만 2024년 기대수명이 83.7세로 증가하는 등 고령인구가 크게 늘면서 60대는 노인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인, 건강하고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젊은 노인'의 등장은 노인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70세 상향 땐, 65~69세 불만 불가피

그래픽=박종범 기자


노인 기준 연령을 바라보는 여론도 달라졌다. 한국갤럽이 5월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59%는 노인 기준을 70세로 올리는 데 찬성했고 반대는 30%에 그쳤다. 찬성, 반대가 각각 46%, 47%로 거의 비슷했던 2015년 조사와 비교해 노인 기준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커진 셈이다. 노인 단체도 연령 기준 상향에 동의한다.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2024년 10월 취임 당시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5세로 10년에 걸쳐 끌어올릴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쉽사리 기준 연령 상향을 결정할 수 없다.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만 올린다고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면 '복지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 60세에 정년퇴직해 소득이 사라진 뒤 지하철 무임승차, 철도 할인 등 각종 경로우대 혜택을 보려면 10년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 과정에서 교통비 부담이 커질 65~69세의 불만을 풀어야 한다. 이에 노인 기준을 올리려면 정년 연장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중근 노인회장 역시 노인 기준을 75세로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을 정년 연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을 지원하는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복지제도 연령 기준도 이에 맞춰 70세로 올리는 게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65~69세 가운데 저소득층, 노인성 질환 환자 등이 노인 기준 상향으로 타격받을 수 있어서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회·경제 활동에 적극적인 65세 이상 인구의 노인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며 "60대에 대해선 소득 단절이 없도록 고용 기간 연장,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추진하고 보건 의료와 장기요양 서비스는 건강 상태와 돌봄 필요에 따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관기사
• 무임승차 유료 전환 땐…노인 10명 중 6명 "교통비 부담 커진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62414590002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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