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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자진 사퇴…“기대 못 미쳐 국민들께 죄송”

2026.06.29 00:32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퇴를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홍명보(5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홍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축구대표팀 훈련장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입장문을 통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홍 감독의 원래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였다. 그러나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책임론이 거세지자 홍 감독은 스스로 물러 나기로 결정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먼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전 오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다른 이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전 2년간 늘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은 늘 한국축구였다”고 전했다.

또 홍 감독은 “감독은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 져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전 오늘 설명보다는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결과와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 끝까지 함께해준 선수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대표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 오늘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가짐까지 내려놓은 건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혹시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단에 피해가 갈까 봐 질문은 따로 받지 않았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조편성에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황금세대를 데리고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체코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공동개최국 멕시코에 0-1로 무릎을 꿇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차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졌다.

홍 감독이 밀어붙인 스리백은 너무 수비적이었다. 지고 있는데도 백패스를 남발하면서 정작 페널티 박스에 선수가 없었다. 손흥민과 이재성은 남아공전 선발명단에서 제외한 건 결과적으로 악수였다. 고지대 적응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도 패착이었다.

결국 조 3위 12팀 중 10위에 그치면서 상위 8개국에 주어지는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1무2패에 그친 데 이어 2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항서 월드컵 축구대표팀 단장도 이날 “북중미 월드컵에서 국민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게 돼 단장으로서 대한축구협회를 대표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선수들과 코치진, 지원스태프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고 했다.

이어 박 단장은 “한국축구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로 다시 미래를 준비해 나갈거라고 생각한다”며 “대회 기간 아낌 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홍 감독과 이강인, 김민재 등 선수 8명과 구성된 본진은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월드컵에서 별도 귀국행사가 없는 건 2006년 이래 처음이다. 홍 감독이 이끌었던 2014년 브라질 대회 귀국 행사 당시 팬들이 선수단에 엿을 던졌다. 팬들의 분노는 그 때보다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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