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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저지르면 중1도 법정 선다…정부, 촉법소년 연령 13세로 하향 추진

2026.06.28 22:32

살인·강도·성범죄 등 중대 범죄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
공론화 권고는 '현행 유지'였지만 정부는 여론 반영해 개편 추진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정부가 살인·강도·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에 한해 형사책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론화 지시 이후 마련된 제도 개편안으로, 현실화할 경우 강력범죄를 저지른 만 13세 청소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28일 정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중대한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르면 오는 30일 국무회의에 관련 권고안을 보고할 예정이며, 최종 내용은 회의 결과에 따라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행 형법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촉법소년으로 규정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소년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촉법소년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도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과 관련해 "제가 보기에는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기준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가르는 연령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계속 논쟁하다 끝날 수 없으니 두 달 후 결론을 내리기로 하고, 그사이에 관계 부처에서 논점도 정리하고 국민 의견도 수렴하자"고 주문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사회적 대화협의체를 구성해 공론화 절차를 진행했다.

사회적 대화협의체는 지난 3~4월 공론화를 거쳐 현행 기준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협의체에 참여한 소년법·청소년 분야 전문가들은 형사처벌 확대보다 교화와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촉법소년 검거 인원 증가 추이와 정부의 연령 기준 조정 추진 내용을 정리한 그래픽. photo 주간조선


반면 촉법소년 범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촉법소년 검거 인원은 2021년 1만1677명에서 2023년 1만9653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2만1095명을 기록했다.

연령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정부는 공론화 결과와 국민 여론, 관계 부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중대 범죄에 한해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적용 대상이 되는 중대 범죄의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국회에 발의됐던 촉법소년 관련 형법 개정안을 토대로 세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살인과 강도, 강간·추행 등 성범죄, 집단폭행 등이 포함됐으며, 소년원에 세 차례 이상 송치된 경우 형사책임을 면제하지 않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는 촉법소년이 범죄를 저질러도 경찰 조사 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는다. 가장 무거운 처분도 최대 2년의 소년원 송치에 그친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 중학교 1학년인 만 13세 청소년이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형사재판을 받게 된다. 미성년자에게 선고할 수 있는 최고형은 징역 20년이다.

이번 정부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해당 연령대의 강력범죄를 어느 정도 줄이고 준법 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중대 범죄에 한정해 제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공론화 협의체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촉법소년의 강력범죄 비율은 여전히 전체 범죄의 5% 안팎"이라며 "연령 기준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범죄 예방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기존 보호처분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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