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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균형 발전" vs 野 "직권남용"…연일 '호남 투자 적정성' 공방

2026.06.28 18:20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공개…입지 놓고 정치권 충돌

李 "호남, 전력·용수 충분하다"
야권의 인프라 부족 지적 반박

유승민 "경쟁 없이 닥치고 호남"
오세훈·안철수도 정부 압박 비판
‘호남 반도체 투자’의 적정성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과 야권이 정면충돌했다. 야권은 특정 지역을 지목해 기업에 투자를 압박한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행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책임을 다한 결과”라고 맞받았다.

29일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호남 입지론’을 넘어 지역 투자에 대한 공정성으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경DB

이 대통령은 국민보고회를 하루 앞둔 28일 X(옛 트위터)에 호남 반도체 투자에 대해 “정부의 대대적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의 결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산업 중심지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라며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 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大義)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썼다. ‘기업의 선택에 따른 투자’와 ‘국정 기조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을 동시에 강조한 것이다.

야권에선 ‘압력에 의한 투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지역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한 공모 절차나 유치 경쟁은 없이 ‘닥치고 호남’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이걸 받느냐 거부하느냐의 선택밖에 없고, 집권 초 권력의 ‘행정지도’가 무서우니 ‘결단’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유 전 의원 관련 기사를 X에 공유하며 호남 입지의 적절성을 재차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 된다”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재정도 아닌 민간 기업 자본으로 청와대가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을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썼다.

시장에서는 개정 상법에서 강조하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업이 비용을 치르는 과정에서 주주의 의사가 배제됐다는 논리에서다. 이런 가운데 경제단체들은 논평이나 인프라 관련 분석 자료를 한 줄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지난 27일 자신의 X에 올린 글. 李 대통령 X 캡처

직권남용 논란은 호남에 반도체 인프라를 마련할 수 있는지, 기업의 호남 선택이 자율적이었는지를 놓고 가열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X에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이 충분하다”고 적는 등 인프라를 갖출 수 있다고 반박했다. 호남이 분할 지배라는 정치적 목적 탓에 농업용수만 공급해왔기 때문인데, 시스템을 마련하면 충분한 양이라는 논리다.

또 “반도체산업은 재생에너지가 중요한데,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적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X에 “일부 댐의 수계 조정, 여유 용량 활용 등을 통해 추가로 하루 100만t 규모 이상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지원 사격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팹이 들어서면 장비·소재 기업이 모이고, 협력 업체와 대학, 연구소가 함께 자란다”며 인재 및 생태계 부족론을 반박했다.

다만 기후부가 지난해 수립한 제1차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따르면 영산강 권역 이수안전도(가뭄 시 물 공급 안정성 지표)는 3.4등급으로 4대 권역 가운데 가장 취약하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물은 일반 공업용수가 아니라 불순물을 극미량까지 제거한 ‘초순수’인 만큼 수질이 최대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농업용 저수지, 하수처리수 등에 이물질이 많으면 추가 공정을 지어야 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호남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우수하지만 발전량이 날씨에 크게 좌우되는 한계가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평균 1GW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팹 1기를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만으로 돌리려면 약 14GW의 발전·저장 설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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