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덮친 베네수엘라…교계 “구조·회복 위해 기도를”
2026.06.28 17:44
국제 NGO들. 이르면 29일부터 구호 나서
교단, 위로 서신 잇따라 발표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으로 수만명의 실종자가 나온 상황에서 수도 카라카스와 공항이 있는 라과이라 일대엔 건물 붕괴와 정전·단수, 통신 장애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여진 공포 속에 집을 잃은 주민들이 교회와 임시 대피처로 모이고 있지만 구조 장비와 전문 인력, 식수와 생필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지 선교사들은 “교회들도 조금씩 구호에 나서고 있지만 준비된 물자와 재정이 많지 않아 큰 도움을 드리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한국교회의 기도를 요청했다. 국내 주요 교단과 국제구호단체들도 생존자 구조와 피해 복구, 상처 입은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섰다.
“피해 상황이 차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러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고, 일부 지역은 정전과 단수까지 겪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한인교회(한기홍 목사) 파송으로 20년째 베네수엘라에서 사역 중인 김도현 선교사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김 선교사는 “사역지인 카라카스와 진앙지가 멀지 않고, 공항이 있는 라과이라 쪽의 상태가 카라카스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행히 가족과 교인들 가운데 특별한 피해를 입은 이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유마레 인근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뒤 39초 후 규모 7.5의 강진이 이어졌다. 강진은 수도권과 북부 해안 지역을 흔들었고, 카라카스와 공항이 있는 라과이라주에서는 주택과 상가, 다층 건물 붕괴 피해가 잇따랐다. 재난 나흘째 잔해 속 생존자를 찾는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무너진 기반시설, 통신·전력 장애가 구조와 구호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
베네수엘라한인침례교회(정원섭 목사)는 통신이 끊기거나 집을 잃은 교민, 재산 피해와 여진 공포로 불안을 겪는 이들을 위한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교민 거주지 인근 건물 붕괴로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교회 사택에도 균열과 가구 파손이 생겼다. 교민의 인명 피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선교사는 “집을 잃은 이들에게는 임시 거처와 식량, 식수 등 기본 생필품이 절실하다”며 “현지 교회들도 조금씩 돕고 있지만 준비된 물자가 많지 않아 큰 도움을 드리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경제난과 인구 유출로 이미 취약해진 나라에 이번 지진이 닥치면서 주민들의 삶은 더욱 위태로워졌다”고 덧붙였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긴급구호 최고 단계인 카테고리3 국가 비상 대응(CAT3)을 선포하고 베네수엘라 현지 대응을 본격화했다. 현지 파트너 기관과 함께 피해 현황과 인도적 지원 수요를 조사하는 한편 식량안보·영양, 식수·위생, 아동보호와 심리·사회적 지원, 임시 쉼터 지원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화 5000만 달러, 약 75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추진한다.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은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복구를 위해 1억원 규모의 긴급구호 초기 대응에 나선다. 29일 1차 구호팀을 파견하며 베네수엘라 복음주의협의회와 베네수엘라한인침례교회 등과 협력해 피해 지역 이재민 1000가정에 임시 거처와 식량, 위생키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긴급 모금 캠페인도 진행한다. 모금된 후원금은 현지 피해 주민 생존에 필요한 긴급구호 활동에 우선 사용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정훈 목사)는 위로서신을 발표하고 “베네수엘라 교회와 국민들이 이 어려운 시간을 믿음과 연대로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는 “현지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이들의 손길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이종화 목사)는 “고난 당하는 베네수엘라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의 자리에서 간절히 부르짖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많은 사람이 속히 구조되고 무너진 시설들이 복구되도록 기도해 달라”며 “이번 일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하나님께 돌아오고 현지교회가 깨어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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