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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람 대신 로봇이'…HD현대일렉 배전캠퍼스 가보니

2026.06.28 14:00

1161억원 투입한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스마트팩토리 구현
QR·AMR·비전검사 총동원…생산성·품질 동시 강화
생산 캐파 70% 확대·자동화율 93%…2030년 효율 90% 목표
북미 데이터센터 정조준…"납기가 최대 경쟁력"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 캠퍼스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삑-'

지게차가 자재를 내려놓자 곧바로 바코드 리더(BCR)가 팔레트 사방을 스캔했다. QR코드와 자재 정보, 무게 데이터가 순식간에 대조됐고 이상이 없다는 신호가 떨어지자 팔레트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은 채 자동창고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눈에 띄는 작업자는 지게차를 모는 인력뿐이었다. 그 이후 자재의 이동과 보관, 분류는 모두 시스템이 맡았다.

지난 25일 찾은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 캠퍼스는 흔히 떠올리는 제조공장과는 사뭇 달랐다. 공장 전체는 '자재 입고-생산-완제품 출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졌고, 통합관제실에서는 자재 적재율부터 생산 현황, 완제품 재고, 전력 사용량까지 실시간으로 한 화면에서 관리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공장 전체가 하나의 데이터로 연결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지난 2025년 11월 준공된 HD현대일렉트릭의 차세대 배전기기 생산기지다. 이 가운데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된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에는 총 1161억원이 투입됐다. 부지 면적은 8만5420㎡(약 2만5000평) 규모로, 기중차단기(ACB)와 진공차단기(VCB) 등 중저압 차단기를 비롯해 배선용차단기(MCCB), 전자개폐기(MS) 등 저압 차단기까지 생산하고 있다.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 1층의 자재창고에서는 자동화 수준이 더욱 두드러졌다. 협력사가 납품한 자재는 입고 단계부터 QR코드로 전산 시스템과 연동된다. 바코드 리더가 자재 정보와 중량을 자동 검증하고 기준을 벗어나면 즉시 입고가 중단된다. 과거 작업자가 일일이 확인했던 검수 과정이 이제는 시스템과 설비가 이중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물류창고 내에서 자재를 운반 중인 자율주행 물류 로봇 [사진=HD현대일렉트릭]


생산라인으로 향하는 길에는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이 쉴 새 없이 오갔다. 바닥에 유도선을 따라 움직이던 기존 자율이동로봇(AGV)와 달리 AMR은 공장 지도를 스스로 학습해 최적 경로를 찾는다. 작업자나 장애물이 나타나면 즉시 멈춰 서고, 우회 경로를 계산해 다시 움직인다. 마치 대형 물류센터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2층에 위치한 MCCB 생산라인은 자동화 수준이 한층 높았다. 다관절 로봇이 부품을 조립하면 비전 검사 장비가 조립 상태를 확인하고,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한 시스템은 모델별 시험 조건을 자동으로 불러와 전류 시험과 내전압 시험을 진행했다.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MCCB 자동 생산화 라인 [사진=HD현대일렉트릭]


이후 비전 카메라가 부품 누락과 인쇄 상태까지 최종 확인한 뒤 포장 공정으로 이어졌다. 현재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됐으며, 포장 설비까지 순차적으로 자동화해 내년에는 사실상 전 공정 자동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호 부사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일렉트릭]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청주 배전캠퍼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개선을 꼽았다. 이 부사장은 "기존에는 중저압 차단기를 주로 안성 공장에서 생산해 왔지만, 청주 배전캠퍼스 조성 이후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70% 늘었다"며 "연간 500만대 수준이던 생산 캐파가 850만대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자동화율도 크게 높아졌다. 이 부사장은 "기존 공장의 생산 자동화율은 약 70%였지만 현재는 평균 93%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장비 라인 효율도 기존 50%대 후반에서 현재 75%대로 개선됐고, 2030년까지 9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설비만 자동화한 것이 아니라 생산계획과 협력사 부품 공급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 체계도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납기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납기에 대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38kV VCB의 경우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용 고사양 제품은 납기가 1년 가까이 걸리지만, 당사는 절반 이하의 납기를 제시해 실제 계약을 성사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는 올해 반영되고,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숫자로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전사 수주와 매출은 작년보다 최소 10% 이상, 2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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