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 “AI 데이터센터는 과거 美 골드러시”
2026.06.28 14:10
청주 배전캠퍼스 앞세워 납기 경쟁력 강화…장기공급계약 확대“데이터센터 시장은 마치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시 같습니다.”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지난 25일 충북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이같이 표현했다. AI 시대 경쟁의 핵심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넘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빠르게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는 분위기”라며 “GPU 확보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력 공급 병목이 더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배전캠퍼스를 구축하고 배전기기 생산능력과 자동화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기존 안성공장 대비 생산능력(케파)은 약 70% 늘어난 연간 850만대로 확대됐으며, 저압기기를 생산하는 2층 라인의 자동화율은 95%, 중압기기 생산라인은 65% 수준까지 높였다.
이 부사장은 “배전캠퍼스는 단순히 생산설비만 늘린 것이 아니라 AI 기반 수요 예측과 생산계획, 협력사 공급망까지 연결한 스마트 생산체계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하드웨어뿐 아니라 생산 운영 방식 자체를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배전기기 사업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초고압변압기뿐 아니라 배전변압기와 배전반, 분전반, 차단기 등이 대거 들어가는 만큼 관련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에는 초고압변압기 1~2대가 들어간다면 배전급 변압기는 전력을 분산하기 위해 10~20대씩 설치된다”며 “트리 구조로 전력을 공급하는 특성상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배전기기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HD현대일렉트릭의 납기를 최대 경쟁력으로 꼽았다. 최근 글로벌 경쟁사들의 공급 부족으로 일부 데이터센터용 38㎸ 진공차단기(VCB)는 납기가 1년 이상 걸리지만, HD현대일렉트릭은 청주 배전캠퍼스를 기반으로 이보다 크게 단축된 납기를 제시하며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품질은 기본이고 지금 시장에서는 납기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청주 배전캠퍼스 구축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경쟁사보다 빠른 납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장기공급계약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단발성 발주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고객들이 장기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38㎸ VCB만 해도 1000대 단위 주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3건 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전기기는 HD현대일렉트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배전기기 시장은 품질과 납기, 가격 경쟁력이 모두 중요한 시장”이라며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가 더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배전기기 매출 비중을 약 30% 수준까지 확대해 회사 실적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배전기기와 전력기기를 함께 공급하는 ‘패키지 영업’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기존 전력기기 고객들은 이미 HD현대일렉트릭의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경험한 만큼 배전기기까지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제품 간 기술 연계와 엔지니어링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직류(DC) 배전 시장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등에서는 교류(AC)를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DC 배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제품 라인업과 인증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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