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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에 코스피 150배 노리는 상품 거래

2026.06.28 08:28

국내 돈 등 수조원 몰려...국부 유출, 한국 증시 교란 우려 제기
자오 창펑 바이낸스 창업자./조선DB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코스피 상승률의 최대 150배를 노리는 선물 상품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RU’에 투자자가 최대 50배 레버리지를 추가로 걸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레버리지는 빌린 돈을 지렛대(lever) 삼아 투자 규모를 키운 뒤 몇배 몇십배의 이익을 노리는 투자기법이다.

도박에 가까운 투기성 고위험 상품에 수조 원이 몰려들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규제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스스로 투자에 유의해야 하는 현실이다. 국부 유출과 국내 주가 교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바이낸스는 캐나다 국적의 중국 화교 자오창펑(CZ·趙長鵬)이 2017년 중국에서 창업했다. 정부 규제로 중국을 떠났고 현재는 케이만 제도 및 아일랜드 등에 법인을 두고 운영 중이다.

자오 대표는 2017년 말 중국을 탈출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3년 “바이낸스가 최소한 2019년 말까지 중국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중국과 연관성을 숨겼다”고 보도했다.


2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22일 KORU에 최대 20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KORUUSDT’를 상장했다. 26일에는 KORU에 최대 50배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상품을 추가 상장했다.

지난 2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에 각 20배씩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SAMSUNGUSDT’, ‘SKHYNIXUSDT’, ‘HYUNDAIUSDT’를 일제히 상장했다. 투자자 반응이 뜨거워지자 신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바이낸스는 현재 SAMSUNGUSDT와 SKHYNIXUSDT도 최대 레버리지 배수를 50배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KORUUSDT는 코스피가 1%만 상승해도 최대 150%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조금만 하락해도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이다. 특별한 투자 제한은 없다.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업비트, 빗썸 같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구매한 뒤 이를 무국적 거래소인 바이낸스로 보내 거래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이들 고위험 상품에는 이미 거액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그중 상당수가 국내 투자자들 돈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KORUUSDT 거래량은 거래지원(상장)이 시작된 22일부터 26일까지 7억5440만달러(약 1조1586억원)로 집계됐다.

SKHYNIXUSDT의 누적 거래액은 지난 2∼26일 64억2130만달러(약 9조8618억원)에 달해 10조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HYUNDAIUSDT, SAMSUNGUSDT는 각각 4억7358만달러(약 7273억원), 5283만달러(약 811억원)어치 거래됐다. 다른 해외 거래소에도 비슷한 고(高)레버리지 파생상품이 다수 존재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부 유출 논란을 제기한다. 바이낸스 등이 국내 투자자로부터 막대한 거래 수수료를 거둬갈 뿐만 아니라 국내 유동성을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 안전망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엄격한 금융 규제로 출시도, 상장도 원천 차단된 상품들이 바이낸스에서는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레버리지 2배 투자만 하려고 해도 돈을 내고 수업부터 들어야 하는데 그런 장치도 없다. 더구나 이런 투자에 사용되는 테더 같은 미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달리 외국환거래법 규율을 받지도 않는다.

만일 바이낸스 거래 과정에서 치명적인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사실상 치외법권에 속해 투자자들이 보호 받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금융당국은 자국민의 바이낸스(Binance.com) 가입 자체를 막아둔 상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낸스는 휴일 없이 24시간 돌아간다. 야간이나 휴일에 바이낸스에서 국내 주식 관련 상품 가격이 이상 급등락한 다음 날 국내 주식시장도 크게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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