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방한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 進次郎) 일본 방위상이 28일 회담에서 “엄중한 안보 환경 속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한·일 군 당국 간 협력을 이어가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 방위상이 양자 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건 11년 만인데, 전날 중국·러시아가 전략 폭격기 등을 동원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연합 훈련을 벌인 직후란 점이 눈에 띈다. 한·일 군 수뇌부가 밀착을 과시하며 중·러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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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바통 이어 국방장관 교류 상시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이 28일 서울 국방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뉴스1 국방부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 이후 배포한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양국 장관이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협력을 지속해 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일, 한·미·일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선 한·일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블루임펄스 간 교류를 이어가고, 이달 초 9년 만에 재개한 한·일 수색구조훈련(SAREX)을 발전시키자는 논의도 오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양측은 AI(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에 관한 한·일 국방 당국 간 논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은 올해 1월 말 안규백 장관이 일본 요코스카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이 크다. 한·일 국방 장관은 지난 5월 30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에서도 만났다. 이처럼 국방 당국 간 최고위급의 상시적인 상호 방문과 회담을 정례화하겠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 일본 총리가 정상 간 ‘셔틀 외교’를 통해 이어가고 있는 밀착 무드를 군 당국도 이어간다는 차원에서다.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시아 항공우주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합동 전략 공중 초계 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사진 스푸트니크통신 캡처 특히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 첫날인 27일 중·러 군용기 10여 대가 동·남해 해상에서 연합 훈련을 벌이며 긴장감을 높였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H-6K 전략 폭격기와 러시아 Tu-95MS 폭격기, 양측의 전투기와 초계기 등 10여 대가 6시간에 걸쳐 동·남해와 동중국해 등을 오가며 “합동 전략 공중 초계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국방부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려는 결의와 능력”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중·러 군용기들이 동·남해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순차 침범해 공군 전투기가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 일본 방위성도 항공자위대의 전투기를 발진시켜 대응했다고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특히 중국의 H-6K 폭격기는 사거리 1500㎞의 창젠(CJ)-10K 등 순항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으며, 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전력으로 미 항공모함이나 동맹국들의 기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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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블랙이글스팀 찾아…ACSA 관심 반영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7일 공군 블랙이글스 부대를 방문해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대신에게 블랙이글스 모형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국방부=뉴스1 이런 분위기 속에 방한한 고이즈미 방위상은 첫날인 2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안 장관과 강원 원주의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부대도 방문했다. 올해 1월 블랙이글스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에어쇼 참가를 위해 일본의 나하(那覇) 자위대 기지에 처음으로 기착해 중간 급유를 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방한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이 블랙이글스 부대를 찾은 만큼 일본 측은 ACSA 체결에 대한 자신들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ACSA 체결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국내 여론을 고려, 현재까지는 체결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ACSA가 정식 의제로 다뤄진 건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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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고이즈미에 ‘부친 고이즈미’ 액자 선물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홍보원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에게 부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과거 국방일보 지면에 실린 방한 기사를 액자로 제작해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안 장관은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부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郎) 전 총리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선물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오전 두 장관은 국방홍보원을 방문했는데,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02년 3월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방한한 고이즈미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과 회담하는 국방일보의 1면 기사를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고 한다. 이는 부친의 성과를 부각해 한·일 양국 간 친선의 역사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장관은 이날 오후엔 ‘탁구 리매치’를 가졌다. 지난 1월 안 장관이 일본을 찾았을 때 두 사람은 처음으로 친선 탁구 경기를 가졌는데, 이번에도 ‘탁구 외교’를 이어간 것이다. 국방부는 당시 두 장관이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한·일 젊은 세대 50여 명을 만나 비공개로 청년 안보 대화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