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순위만 바꿔도 구매율 급등…공정위, 알고리즘 실험 첫 공개
2026.06.28 12:01
플랫폼이 검색 결과 상단에 자사 상품을 노출하는 것만으로 소비자 구매 선택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10% 더 비싼 상품도 검색 순위만 높이면 구매율이 34%포인트 뛰었다. 반면 자사 상품임을 알리는 라벨이나 정렬 기준 공시는 선택 왜곡을 바로잡는 데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30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플랫폼의 알고리즘 기반 자사우대 행위에 관한 소비자 행동 실험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공정위가 알고리즘 기반 자사우대 효과를 무작위 통제 실험(RCT) 방식으로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실제 온라인 쇼핑몰과 유사한 가상 플랫폼을 구축해 블루투스 스피커, 비타민C, 롤화장지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두 차례 쇼핑 과제를 수행했으며, 두 번째 쇼핑에서는 가격만 10% 높인 자사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했다.
실험 결과 소비자는 플랫폼이 제시한 검색 순위에 크게 의존했다. 전체 구매의 51.7%가 상위 5개 상품에 집중됐고, 94.6%는 첫 페이지 안에서 구매를 마쳤다. 기본 정렬 방식을 변경한 소비자는 25.2%에 그쳤으며, 83.8%는 필터 기능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색 상단에 배치된 자사우대 상품의 구매율은 1%에서 35%로 약 3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기존 상위권 경쟁 상품의 구매율은 52%에서 20%로 약 32%포인트 감소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검색 순위를 상품 품질이나 적합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순위 조작만으로도 구매 선택이 크게 왜곡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보 제공 방식의 시정조치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자사 상품임을 표시하는 라벨을 부착한 경우 오히려 해당 상품 구매율이 4.5%포인트 높아졌고, 정렬 기준 공시는 소비자의 10.7%만 확인했다. 다만 공시를 실제 확인한 소비자 집단에서는 자사우대 상품 구매율이 18.4%포인트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번 연구가 플랫폼 알고리즘과 소비자 선택 간 인과관계를 실험적으로 규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디지털 플랫폼 경쟁정책과 법 집행 과정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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