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 출범] ⑤ '허니문'은 잠시…소지역주의 극복, 지상 과제
2026.06.28 08:00
권역별 이해관계 대립 현안 즐비…통합특별시 갈등 관리 시험대
편집자 주 = 대한민국 최초로 광역자치단체인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40년 만에 하나로 통합됩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된 행정통합이 결실을 보게 됩니다. 전남광주특별시는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인공지능(AI)·에너지·반도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역사적인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을 맞아 통합의 과정·의미·과제를 7차례로 나눠 살펴봅니다.
[광주시·전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앞에 꽃길만 놓인 건 아니다.
사상 첫 초광역 연합체 탄생에 파격적인 정부 지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설 등 희소식이 맞물려 인구 320만 특별시는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기회를 열었다.
그러나 1986년 분리 이후 40년 만에 재결합한 전남과 광주는 통합이라는 대의와 '허니문' 기간에 취해 가려져 있던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특별시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선 화학적 통합을 완수하는 데 필요한 지상 과제는 권역·소지역별 이기주의 극복으로 요약된다.
주청사 위치는 대표적 갈등 현안으로 도사리고 있다.
광주(광주시청), 무안(전남도청), 순천(전남도 동부청사)을 중심으로 광주와 전남 동·서부권 등 권역별로 주청사를 달라는 요구가 충돌한다.
주청사 유치는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 등 지역 발전의 일대 전기가 될 수 있지만, 남은 청사는 출장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퍼졌다.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라 예상되는 중앙·지방 공공기관 조직 체계 변화 속에서 공공기관 등 이전 요인이 발생한다면 주청사 위치는 필수적인 고려 사항이 될 수도 있다.
민형배 시장 당선인은 규모가 가장 작은 순천 청사를 주사무소로 하되,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다만 3분의 1씩 기능을 배치하는 황금 분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3개 권역별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남광주 공동 혁신도시가 조성된 나주도 가세해 '쟁탈전' 구도가 확장하는 형국이다.
'주청사'가 아닌 '주사무소'로 지목된 순천 안팎에서는 주소만 얻고 실질 기능은 다른 곳으로 쏠리는 '위장 전입'이 우려된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수백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른바 '삼전닉스'의 투자 후보지로 인접 시·군을 포함한 광주권이 떠오르면서 세부 계획 발표 전부터 전남에서는 '블랙홀 현상'이나 '빨대 효과'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립 의대 설립을 위해 추진하는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은 의대 소재지를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벌어진 양보없는 힘겨루기에 멈춰 섰다.
통합특별시의 주청사 갈등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남 동·서부가 줄다리기 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앞둔 '유치 경쟁', 반대로 광주에서 무안으로 이전이 추진되는 군공항이나 공공 자원화 시설 입지 선정 등 기피 시설 '밀어내기 경쟁' 과정에서는 사회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통합특별시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남 22개 시·군, 광주 5개 구의 기능적 불균형도 해소해야 한다.
자치구는 시·군에 비해 행·재정적 권한이 상대적으로 적어 자치권 강화로 동등한 지위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조직의 변화 과정에서 마찰음도 예상된다.
특별법에서는 통합 특별시 설치 이전 임용된 공무원은 종전의 광주시 또는 전남도 관할 구역 안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통합으로 초과하는 정원은 정원 외로 인정하도록 했다.
본인 동의 없이 기존 시도 경계를 초월한 근무 발령, 정원 감축 등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통합의 실효성을 누리려면 시기의 문제일 뿐 유사 조직 통폐합, 교차 근무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 당선인은 최근 '종전 근무지 보장' 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공무원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다.
같은 듯 다르면서도 다른 듯 같은 자치법규, 조직, 행정 체계는 물론 광주시와 전남도가 시도민 일상을 지원하고 제각각 집행한 예산과 사업 전반을 일원화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광주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통합특별시 출범이나 특별시장 취임의 기쁨은 잠시, 어쩌면 그 기한은 이미 지났는지도 모른다"며 "통합을 계기로 소지역 등의 이해관계를 넘어 그동안 열악한 산업 기반 탓에 낙후됐던 전남광주의 대전환을 이루도록 통합특별시가 갈등 관리 역량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sangwon700@yna.co.kr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초과 근무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