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작가는 왜 유시민 작가를 저격했을까
2026.06.27 22:25
유시민 '증축·재건축론' 겨냥해 "기존 핵심 지지층만 기대선 미래 없어"
"가장 오래된 지지자들조차 모두 동의하지 않아…표현하지 못할 뿐"
허지웅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문제 삼은 유시민 작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허 작가는 유 작가가 과거 이 대통령 지지층을 신념지향형과 이익지향형 등으로 나눠 설명하며, 이익지향형 지지층을 두고 "대통령 지지율 빠지면 제일 먼저 돌 던지고 비난할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정작 지금은 유 작가 본인이 이 대통령을 향해 가장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허 작가는 27일 자신의 SNS에 "아픈 이후로 이렇게 쓴 적이 없다는 걸 미리 밝히고 싶다. 참고 참았으나 선을 넘은 건 내가 아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a b c 세 종류로 사람을 나누어놓고 a는 신념지향 b는 이익지향인데 '대통령 지지율 빠지면 B가 제일 먼저 돌 던지고 비난할 것'이라 떠벌인 사람이 있다"며 "그 자가 지금 대통령에게 가장 모난 돌을 던진다. 이게 도무지 무슨 종류의 코미디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유 작가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대통령의 포용·통합 기조를 두고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유 작가는 당시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지만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허 작가는 이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선을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뉴딜 연합'에 빗대며 옹호했다. 그는 "기존 핵심 지지층에만 기대어선 미래가 없다"며 "이재명은 루즈벨트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장 불편할 사람이 가장 넓게 껴안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있다"며 "분명히 욕을 먹을 거다. 다만 나라를 살릴 거다. 스스로 지식인이라는 사람에게 이게 안보인다고"라고 반문했다.
허 작가는 유 작가의 정치 이력과 과거 발언도 거칠게 비판했다. 그는 "무능한 정치 이력 이후 예능 덕에 살아 돌아와 누구의 동의도 없이 저 홀로 모든 흑역사를 극복한 당신의 염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했다.
또 "60세가 넘으면 뇌가 썩는다며 기성세대의 건강을 염려했던 뇌는 지금 이 시간 얼마나 건강한가"라며 "정작 자신이 그 나이가 되고 나니 느닷없이 자신에 반하는 비평을 '촉법'이라며 나이로 깔아뭉개는 납작하게 쪼그러들어 비루하고 악취 나는 노인의 인격은 얼마나 생동감 있는가. 대개의 노인은 그렇지 않다"고 썼다.
허 작가는 유 작가 세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당신 세대가 늘 부러웠다"며 "절대악이 존재했던 시기 때마침 젊었던 너희들. 이후 어디든 취업해 벌다 보니 부동산 급상승으로 자산가가 되었던 너희들. 그래서 용기에 비용이 없는 너희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을 능력으로 착각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너희들. 그럼에도 그런 운을 누리지 못한 다음 세대들에 왜 고마워하지 않느냐 묻는 너희들. 회색지대가 뭔지 몰랐던 너희들. 회색지대를 견디고 이해해는 동시에 진영까지 수호해야하는 젊은이들의 수고를 싸잡아 무시하는 너희들. 절대악 없이 논리와 진심으로 이기려 하는 모든 이를 멸칭으로 분류하던 너희들"이라고 비판했다.
허 작가는 유 작가의 A·B·C 지지층 분류에 대해서도 "애초 abc부터가 희비극이었다"고 했다. 그는 "abc로 나누어놓고 이건 위아래 급을 나눈 게 아니라 구분을 한 것뿐이라 했다"며 "사람들이 문맹인가? 급을 나누어 놓고 분쟁을 의도하지 않았다? 결과가 자랑스러운가. 뿌듯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거에 진 건 당신 같은 자들을 명확하게 진압하고 거리 두지 못한 탓이다. 젊은 층의 지지가 떨어진 것도 마찬가지다. 그게 현 정권의 실수다"라고 주장했다.
허 작가는 과거 김어준씨를 비판한 이후 겪었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시사인》에 '내가 김어준을 비판하는 이유'라는 글을 쓴 일이 있다. 칼럼으로 몇 번 더 이어 썼다"며 "이후 십수 년 동안 괴롭힘당했다"고 했다.
그는 "해당 글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라는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는 말들이었다"며 "정치와는 아무 상관없음에도 내가 참여한 모든 활동에 한결같이 붙어 다녔다"고 했다.
이어 "참았다. 일베는 고소하고 징역도 보냈다. 그래도 김어준 관련은 내버려 두었다"며 "괴롭고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욕에 대응하는 순간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고 밝혔다.
허 작가는 유 작가의 현재 발언에 동의하지 않지만 말하지 못하는 지지자들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가장 오래된 지지자들조차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표현하지 못한다"며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허 작가는 글 말미에서 유 작가를 향해 "자아 비대"라고도 했다. 그는 "과도한 관심과 자기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을 깎아내리거나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는 심리적 상태를 자아 비대라고 한다"며 "당신도 알 법한 융의 자아팽창이다"라고 했다.
이어 "현명함은 돌아볼 때 나오고 우매함은 반복에서 나온다. 다른 건 여러 번 틀렸지만 이 생각은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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