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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계엄 때 불법구금된 김종필…法 "장녀에 1억4500만원 국가배상"

2026.06.28 10:57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980년 비상계엄 당시 전두환 신군부로부터 불법 구금돼 재산을 강제로 헌납당한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자녀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김 전 총리 영정 사진. 2026.06.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1980년 비상계엄 당시 전두환 신군부로부터 불법 구금돼 재산을 강제로 헌납당한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자녀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정하경)는 지난 10일 김 전 총리의 장녀 김예리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원고에게 1억4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사건은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한 비상계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엄사령부는 그해 5월 17일 김 전 총리를 자택에서 강제연행한 뒤 47일 동안 불법으로 구금했다.

김 전 총리 등 9명을 권력형 부정축재 혐의자로 지목한 계엄사는 "정부의 정화 의지에 순응해 합계 853억원의 재산을 국가에 자진 헌납할 것을 다짐했으며 모든 공직에서 스스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김 전 총리의 장녀 김씨는 2019년 국가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 전 총리가 당시 절대적 강박상태에서 재산을 헌납했고,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한 법률행위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법원은 증여 행위가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김씨가 지난 2022년 12월 부친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며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는 2024년 10월 "국가가 강압으로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받았다"며 "강압으로 얻은 서류를 토대로 재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 의사결정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김씨는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등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국가 측은 "진실 규명 결정은 사실 관계를 확정하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망인은 자발적으로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소혈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심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6.06.28. km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1심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합수부는 망인을 구속영장 등 적법한 인신구속절차 없이 연행해 구금했다"며 "구금 과정에서 협박 등 강압적인 방법을 통해 재산을 헌납하는 취지의 기부서 및 국회의원직 사퇴서 등을 작성하게 했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는 공권력을 남용한 직무상의 불법행위로, 망인과 그 가족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는 과거사정리법이 규정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 해당한다"며 "민법에 근거한 10년의 장기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4년 10월 14일 원고에게 진실 규명 결정을 통지했다"며 "3년 이내인 2025년 1월 31일 이 사건 소를 제기했기에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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