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 0.1%라도 입은 속았다…농심 '육포깡', 먹태깡 넘어설까[먹어보고서]
2026.06.28 09:08
육포 향·감칠맛 구현…맥주 부르는 안주형 스낵
육포 함량 0.1%지만 '고기 과자' 느낌은 제법
먹태깡 닮은 식감…후반부 단짠은 다소 물려[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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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포깡 매콤한맛’은 농심이 이달 8일 출시한 깡 시리즈 신제품이다. 편의점 기준 가격은 1700원(55g). 먹태깡의 뒤를 잇는 제품으로, 육포 특유의 감칠맛과 매콤한 풍미를 스낵으로 구현했다는 것이 농심의 설명이다. 출시 1주 만에 100만봉이 팔리며 일부 판매처에서는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실제 농심 공식몰인 농심몰에서도 1인당 4봉으로 구매가 제한되고 있다.
봉지를 뜯자 짭조름한 후추 향과 고추장 양념을 연상시키는 달큰한 향이 동시에 확 올라왔다. 편의점에서 흔히 파는 양념 육포를 막 개봉했을 때와 꽤 비슷한 첫인상이었다. 과자는 성인 새끼손가락 정도 길이의 붉은 갈색 막대 모양이다. 표면에는 후추와 시즈닝이 촘촘히 묻어 있어, 보기에도 육포를 닮으려 한 흔적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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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기대와 다를 수 있다. 육포를 재현했다기보다 과자로 번역(?)한 느낌에 가깝다. 익숙한 맛으로 비교하면 빙그레(005180) ‘베이컨칩’과 향이 닮았지만 감칠맛은 한층 깊고 눅진하다. 입안에서는 소고기 풍미와 단짠 양념이 먼저 퍼지고 뒤이어 후추 향이 은근하게 올라온다. 봉지 뒷면을 보면 육포 성분은 0.1%에 불과한데, 향과 시즈닝만으로 ‘고기 과자’ 인상을 꽤 흉내냈다.
무엇보다 역시 술과의 궁합이 좋았다. 한 조각 먹고 맥주를 넘기면 입안을 정리해주는 청량감 덕분에 다시 손이 간다. 육포깡의 짭조름한 감칠맛과 맥주의 목넘김이 반복되면서 안주 스낵으로 만든 이유가 자연스럽게 이해됐다. 매운맛은 매콤한맛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매운새우깡과 비슷하거나 조금 약한 수준이다. 매운맛에 약한 사람도 거뜬히 즐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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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포깡의 흥행은 과자 시장의 무게중심이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때 어린이 주머니를 노리던 스낵이 이제는 술과 함께 즐기는 성인용 안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저출산으로 어린이 인구는 줄고, 과자에 지갑을 여는 주 소비층이 어른으로 옮겨간 결과이기도 하다. 짭짤하고 자극적인 안주형 스낵이 잇따라 히트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농심의 최근 신제품 전략은 완전히 새로운 맛을 내놓기보다, 익숙한 브랜드에 새로운 소재나 트렌드를 입히는 방식이다. 무리한 모험 대신 검증된 브랜드 자산을 활용해 소비자의 입맛을 깊숙이 파고드는 셈이다. 반세기를 이어온 ‘깡’ 브랜드는 새우에서 먹태, 다시 육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육포깡이 먹태깡에 이어 또 하나의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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