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김종필
김종필
친명, 친청에 이어 '친석'… 민주당은 지금 프레임 전쟁 중

2026.06.28 06:00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6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6·3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자리하고 있다. photo 뉴스1


"친명, 반청이라고 하는데 민주당에 '반명'은 없어요. 대신 '친청과 친석'은 있지."

지난 6월 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공장장 김어준씨의 발언은 이른바 '친석(親錫)'이라는 새로운 정치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어준씨를 필두로 이른바 '친청계(친정청래)'가 김민석 국무총리로부터 '친명(친이재명)' 이미지를 분리해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새 프레임을 들고나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월 24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대표직 연임 의사를 분명히 한 정 전 대표도 앞서 "언론에서 친명파니 친석파니 하는 악의적 갈라치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프레임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인지언어학을 창시한 세계적 석학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상대방의 프레임을 반박할수록 오히려 그 프레임이 강화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순간 유권자들은 이미 미국 민주당의 상징인 당나귀 대신 공화당의 상징인 코끼리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정청래 전 대표가 "'친석파'는 악의적 갈라치기에 불과하다"고 부인하는 그 순간 '친석파'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당원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셈이다.

이 같은 프레이밍 효과는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내부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당내 인사들이 '친명' '반명'에 이어 '친청 대 친석'과 같은 대립 구도를 의식하며 서로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프레임이 더욱 공고해지는 현상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논의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고 확산시킴으로써 당내 계파 투쟁만 오히려 도드라지는 역효과만 낳는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친(親)'의 실체는 무엇인가

정치권에서 '친(親)'이라는 접두사는 특정 정치인과 가까운 세력이나 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집단을 가리킬 때 주로 활용되는 프레임이다. '상도동'(김영삼), '동교동'(김대중), '청구동'(김종필) 등 동네 이름으로 상징되는 '삼김 시대'가 저문 이후 주로 쓰였다. 지금의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내에서는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간 극단적인 내부 권력투쟁이 전개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에서 회자되는 '친청 대 친석' 프레임의 실제 모습을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당내에 친청 체제나 친청 계보라고 부를 만한 독자적 세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당 대표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파벌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도 "'친청 대 친석'의 본질은 '친명 대 친문'의 경쟁"이라며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총리 모두 독자적인 계파 기반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 당권 경쟁에 나선 정청래 전 대표나 김민석 총리는 특정 계파의 수장이라기보다는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온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노사모에서 '싸리비'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던 정청래 전 대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역풍으로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 그룹인 이른바 '탄돌이' 출신이다. 정 전 대표는 이후 지역구인 서울 마포구을에서 4선 의원으로 몸집을 불렸지만, 2007년 대선 때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후보(현 통일부 장관)를 지지하는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잠시 활동한 것을 제외하고는 비주류에 가까운 정치행보를 거듭해 왔다.

김민석 총리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의 차세대 정치인으로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나섰지만,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돌연 노무현 후보 대신 정몽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탈당한 전력으로 오랜 기간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그는 자신이 이끌던 원외 정당인 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되면서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해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아직 독자적 계파는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계파 구축 여부와 별개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민주당은 외부에서 제기되는 정치 프레임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전당대회를 온통 도배하는 용어인 '명청대전'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이밍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명청대전'이란 말이 회자된 것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반 년 만인 지난해 12월 민주당의 최고위원 보궐선거 국면이다. 당시 김병주·전현희·한준호 의원이 6·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이때 당선자 임기가 올해 전당대회 시기와 맞물리면서 당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친청계와 친명계의 신경전이 본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명청대전' 프레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친명계에선 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친청계에선 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출사표를 올렸다.

이후 '명청대전'이란 말은 명(明)에서 청(淸)으로 이어지는 역대 중국 왕조교체와 맞물려 정치권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했다. 지난해 12월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친명·친청이라는 표현 자체는 민주당 분열을 노린 의도적 갈라치기"라고 선을 그었다. 급기야 지난 1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 만찬에서 정청래 당시 대표에게 "혹시 반명이십니까"라고 농담을 건넸고, 정 대표가 "우리는 모두 친명이고 친청(친청와대)"이라고 답할 정도였다.

프레임, '살아있는 정당'의 증거?

민주당에서는 과거부터 장외 정치스피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치 용어가 생산돼 왔고, 이는 당내 계파를 규정하는 프레임으로 이어졌다.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에서 등장했던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용어로, '비명(비이재명)'계를 지칭하는 멸칭으로 사용됐다. 2022년 대선 직후 2030대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등장했던 '개딸'은 당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성 지지층으로서 강한 결집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당원들 사이에서 '문조털래유(문재인, 조국, 김어준, 정청래, 유시민)'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 강득구, 김민석, 이동형, 김용민, 이언주, 송영길)'이라는 멸칭까지 공공연히 회자될 정도다. 박상병 평론가는 "계파 경쟁은 민주주의 정치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양한 세력이 경쟁하는 정당일수록 오히려 활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민주당에는 20대 때부터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가 본업이자 천직인 프로들이 많지만, 국민의힘에는 인생 이모작으로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민주당은 당 밖에서 형성된 정치적 프레임을 매우 빠르게 흡수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러한 흐름에 둔감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내부 권력투쟁을 벌일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보수 진영이 지리멸렬해서 경쟁 상대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김종필의 다른 소식

김종필
김종필
3시간 전
80년 계엄 때 불법구금된 김종필…法 "장녀에 1억4500만원 국가배상"
김종필
김종필
4시간 전
전두환 계엄에 불법구금된 김종필…법 "장녀에 1억4500만원 배상"
김종필
김종필
4시간 전
전두환 신군부에 불법구금된 김종필…"장녀에게 1억 4천만 원 국가 배상"
김종필
김종필
6시간 전
신군부에 불법 구금됐던 JP…장녀에게 1억4천만원 국가배상
김종필
김종필
8시간 전
80년 계엄, 김종필 불법구금…장녀에게 1억4천만원 국가배상
김종필
김종필
1일 전
“주택 공급은 나라 코어 근육” “재건축·재개발 과도한 규제 풀어야”
김종필
김종필
1일 전
[2026 재테크트렌드페어] 주택공급은 장기전, 하반기 세제가 변수
김종필
김종필
2일 전
울산시, 공예품대전 대상에 김종필 '상감, 목향다정'
김종필
김종필
2일 전
울산시, 공예품대전 대상에 김종필 ‘상감, 목향다정’
김종필
김종필
2일 전
제27회 울산공예품대전 대상에 '상감, 목향다정' 선정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