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사고 싶다"…젠슨 황, 서울 경찰에 감사 메일 보낸 이유
2026.06.28 09:36
"경찰관들에게 엔비디아가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지난 5일 서울 홍대를 찾았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당시 인파 안전관리에 나섰던 서울 마포경찰서 유종철 치안정보과장에게 감사 이메일을 보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매디슨 황 이사는 편지에서 "종철님 안녕하세요. 서울 경찰이 우리의 방문을 관리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며 "예상하지 못한 인파에도 경찰관들은 우리를 기술적으로 도와줬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경호팀과의) 협업과 도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황 CEO는 경찰이 한국 대중을 안전하게 지켜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라며 "경찰관들에게 엔비디아가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라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당시 황 CEO는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을 위해 홍대를 찾았다. 마포경찰서는 황 CEO가 김포공항 도착 후 홍대의 한 PC방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를 만난다는 일정을 파악하고 곧바로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황 CEO는 경찰청 경호규칙상 공식 경호 대상은 아니었지만, 금요일 밤 홍대에 세계적인 유명인이 방문할 경우 대규모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안전관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PC방 일정을 마친 뒤 황 CEO가 홍대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은 기동대 1개 부대(60명)와 직원 40여 명을 추가 투입했다.
또 지난해 강남에서 있었던 황 CEO 방문 당시 경험을 참고해 '자바라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시민 이동 동선을 분산시키며 인파가 한곳에 몰리지 않도록 관리했다.
삼소 회동이 끝난 뒤에는 또 다른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황 CEO가 2차로 노래방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좁은 골목길을 걸어서 이동하겠다는 계획까지 전달된 것이다.
경찰은 좁은 골목으로 이동할 경우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태원 참사를 사례로 설명하며 이동 계획을 재고해 달라고 설득했고, 노점상이나 포장마차가 밀리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황 CEO 측은 노래방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인근 치킨집에서 '치맥'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다만 황 CEO 측은 제복을 입은 경찰이 주변을 에워싸고 이동하는 방식은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건물 벽면을 따라 이동해 시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기동대를 약 5m 떨어진 거리에서 배치했다.
실제로 황 CEO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거리로 나오자 수백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고, 경찰은 즉시 기동대를 투입해 인파를 통제하는 한편 치킨집 앞으로 바리케이드를 신속히 옮겨 안전 통제선을 구축했다.
홍대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엔비디아 관계자는 현장 지휘를 맡았던 유 과장에게 "오늘 돌발 상황이 많았는데 너무 감사했다"며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유 과장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식사 대접은 받기 어렵다"며 정중히 사양했고, 대신 이메일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넸다.
유 과장은 최근 연합뉴스에 "엔비디아 직원이 감사 메일을 보냈다고 알려줘 메일을 확인했다"며 "답장으로 '황 CEO와 일행이 한국 방문을 안전하게 마쳐 다행이다. 서울 경찰은 언제든 안전을 유지할 준비가 돼 있으니 다시 서울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썼다"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공무원인 만큼 식사 대접은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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