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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9기 출범] ③ 시작부터 위기…"곳간에 빚문서만 가득"

2026.06.28 07:00

경기 7조·전남광주 3.6조 채무…부동산 위축 등에 재정 악화
교부단체 전환 요구·예산사업 원점 재검토 등 대책 마련 고심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선 9기 지방자치단체의 출범을 앞두고 각 지역 인수위원회가 일제히 심각한 재정난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전국 지방 채무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각 지자체는 가용 재원 부족으로 공약 이행은 물론 기존 사업마저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자체마다 재정 악화의 원인 분석과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7개 시도 채무 42조원 육박…기금 차입에 지방채 발행 연명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지난 15일 출범 이후 현재까지 연일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토로하고 있다.

인수위에 따르면 경기도의 채무는 7조원 규모에 달한다.

지역개발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을 차입하거나 지방채를 발행해 일반회계 세입 부족분을 충당한 결과다. 원금은 기금 5조1천억원과 지방채 1조2천억원 등 6조3천억원, 이자는 7천억원가량이다.

인수위 김영진 부위원장은 "곳간을 열어봤더니 빚문서만 가득한 상황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을 때의 마음이 이와 같았겠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비유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는 정책 추진에 따른 잠재적 재정 부담액이 5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 부족 재원 4천585억원과 중장기 재정부담액 5조1천10억원을 합한 수치로 인수위는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올해 말 채무가 2조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최초로 광역자치단체 통합으로 탄생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채무 잔액이 3조6천514억원 규모로 출범과 동시에 재정난에 직면하게 됐다.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인수위는 재정 여건상 공약사업과 새로운 시민 체감형 시책을 추진할 가용재원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진단했다.

회의 주재하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도지사직인수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상 관리 체계를 가동한 전북 전주시와 대전시, 충북도, 강원도 등도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민간연구소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방 채무 잔액은 41조8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부동산 경기 위축·선심성 예산 남발' 원인 지목 지자체들의 곳간이 이같은 지경에 이른 것은 세수 감소에도 지출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세수 감소는 부동산 경기 위축이, 지출 분야에서는 선심성 예산 남발과 무리한 대형 토목건축 사업 추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도는 지방세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동산취득세가 2022년 11조원에서 올해 8조1천억원으로 2조9천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본예산은 33조6천36억원에서 40조577억원으로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인천시에서는 무리한 선심성 사업 추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천시장 인수위 측은 "윤석열 정부에서 발생한 100조원 세수 결손으로 모든 지방정부가 재정 위기에 몰렸는데 전임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무리하게 선심성 사업을 추진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추경을 강행하고 평소 지역화폐 예산을 60%나 깎더니 선거 목전에는 캐시백 비율을 20%로 높였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현재 계획된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올해 5천482억원, 내년부터는 연평균 6천955억원의 재원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인수위는 검증 없는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 사업 남발, 국비 확보를 외면한 시비·지방채 중심의 재정 운용을 민선 8기 시정의 문제로 분석했다.

충북도에서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총 950억원을 들여 진행한 도청 청사 관련 공사가 비판받고 있다.

민선 7기 때의 19억8천만원과 비교해 무려 48배 증가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위기 속에서도 충북도는 청사 공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민생 회복에 사용돼야 할 재정 여력을 축소했다"며 "또 재정 위험을 관리하기보다 지방채를 발행해 부족한 재정 수입을 보충하는 악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 기자회견
[촬영 홍현기]


지출 구조조정에 법인지방세 개편 추진…타개책 마련 분주 각 인수위는 저마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도지사 인수위는 세수 확보를 위해 현재 국가가 지방교부세를 주지 않는 불교부단체로 지정된 경기도를 교부단체로 전환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나머지 16개 광역지자체의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대책으로 검토 중인 법인지방소득세 개편도 만만치 않다.

인수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사업장을 둔 용인·평택·화성·이천시 등이 올해 영업실적에 따라 내년 수천억 원의 세수가 증대될 것으로 보고 지방세 중 시군세에 속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도 공동 세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기초단체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출범 직후 모든 예산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집행 부진사업 재조정, 성과 미흡 보조사업 축소·폐지, 경상경비 절감, 출연기관 재정진단, 불용·이월예산 최소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주시장 인수위는 재정 운영 원칙으로 신규 지방채 발행 원칙적 동결과 착공 전 대형사업 전면 재심사를 내걸었고, 강원도는 민선 8기에서 역점 추진한 사업인 5천억원 규모의 도청사 이전 사업을 열악한 재정 사정을 고려해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시장 인수위 측은 "무너진 재정의 기초를 처음부터 다시 세우려고 한다"며 "지출 구조조정, 낭비 사업 삭감, 세입 효율화, 지방채 발행까지 모든 방안을 열어놓은 채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식 김동철 김선호 이성민 이재림 이재현 이정훈 장덕종 최종호 허광무 홍현기 기자)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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