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人터뷰+] “기후 위기에 식량 수입 불가피... 싱가포르식 전략 택해야”

2026.06.28 07:31

■ 남재철 서울대 특임교수·前 기상청장
서울대 농대 졸업 후 석사·박사 기상학 전공
한반도 아열대성 기후 변화...농업 어려워져
기후 변화 적응 오래 걸리고 인구 감소 추세
안정적 식량 확보 위해 수입국 다변화 필요
기후 위기·식량의 중요성 알리기 지속 계획
남재철 서울대 특임교수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와 식량 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최근 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관광 명소의 조기 폐장, 대중교통 운행 단축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여름이 과거보다 길어지는 등 전 세계 곳곳이 기후 위기를 직접 맞닥뜨렸다. 기후 위기는 농업·수산업 등 식량 부문에서 심각한 문제도 초래한다. 어패류의 집단 폐사와 농작물의 산출량 급감 등 밥상 물가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식량 안보에 대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남재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식량의 90%를 수입하지만, 수입국이 170여 개에 달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세계식량안보지수 상위권으로 평가된다”며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한 곡물 수입국 다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남 교수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석사·박사 과정에서 기상학을 전공했다. 기상청에 입사해 2017년 기상청장을 역임한 다음 서울대 특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저서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전쟁’을 펴내는 등 농업·기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남 교수는 한반도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는 등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6~8월이 여름에 해당하는 기간이었지만 이제는 5월부터 더위가 시작돼 9월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며 “100년 전과 비교하면 여름이 25일 늘어난 반면 겨울은 22일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이 아열대성 기후에 해당하며 기온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이번 세기 중반 무렵에 한반도 전체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성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우리 농업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남 교수는 “과거 사과의 주요 산지는 대구 일대였는데 이제 강원도 양구까지 북진했다”며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작물 재배 적지가 80~100km 북상하는데 우리나라는 평균 기온이 100년 전보다 2도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농업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고온에 강한 품종 개발을 제시했다. 그는 “온도가 높아져도 기존 재배 지역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려면 새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다만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농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적고 농촌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농사를 지을 사람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가 농작물의 작황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공급이 부족해지는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0년경 중동 국가들의 정치적 격변인 ‘아랍의 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식량난”이라며 “세계적인 밀 생산지인 러시아·우크라이나에 가뭄이 발생하면서 공급 부족으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자 수입에 의존하던 중동 국가에서 저소득층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나라는 부족한 식량을 수입해서 충당해왔지만 앞으로는 돈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수입국 다변화 등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식량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곡물 수입국은 미국·호주·브라질·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몇 개에 불과한데 조금 더 가격이 비싸더라도 더 많은 국가로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곡물 소비량에서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인 곡물 자급률을 높일 필요는 있지만 좁은 국토로 생산량 증가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식량 확보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은 2024년 식량안전보장법을 시행했고, 일본 역시 같은 해 식료·농업·농촌기본법을 개정해 식량 안보를 국가 전략 목표로 규정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식량 안보 관련법에 큰 관심이 없지만, 식량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면 입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교수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으로 탄소 중립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달라진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결국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 달성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기후 변화 시대를 맞아 기상 예보의 정확도 개선보다 예보가 빗나갔을 때의 피해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적응과 피해에서의 회복력 강화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오늘날 기상학이 농업, 재해 예방,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는 융합 학문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하면서 농업과 기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경북 안동의 시골에서 자라면서 훌륭한 농학자가 돼 식량 생산을 늘려 국민이 배불리 먹고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서울대 농과대학에 진학했다”며 “농업과 식량 문제에 관한 관심은 지금까지 활동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래세대 교육과 정책 자문 등의 활동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우크라이나의 다른 소식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2시간 전
'닥치고 공급'이라는데…2만호 공공택지 주민 협의는 '아직'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2시간 전
‘북한 비핵화’에 손잡은 미중, 외교적 미아로 전락한 북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2시간 전
[민선 9기 출범] ③ 시작부터 위기…"곳간에 빚문서만 가득"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3시간 전
미사일 대신 소프트웨어…방산 스타트업에 수백억 달러 쏟아진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3시간 전
안보 협력 강화하는 韓-EU… 제도화·공조 확대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3시간 전
하반기 전셋값 상승 전망 우세…비아파트 대책 '시험대'[하반기 집값은③]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7시간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민간인 억류자 7명씩 교환 송환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10시간 전
우크라, 중거리 순항 미사일 ‘플라밍고’로 러 내륙 전략군수 공장 타격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11시간 전
"러시아 본토 때렸다" 우크라이나, 사거리 3000km 미사일 실전 도입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12시간 전
우크라이나, 사거리 3000㎞ ‘플라밍고’ 전면 배치…러시아 후방 타격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