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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차인표, ‘죽인 시인의 사회’ 키팅 선생이 되어 던지는 질문 [이혜진 기자의 온 스테이지]

2026.06.28 07:33

22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존 찰스 키팅 역의 배우 차인표가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33년 동안 연기자로서 틀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 틀을 깨는 도전입니다. 다시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 그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전달될 거라 믿습니다.”

1993년 시트콤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데뷔한 뒤 드라마 ‘별은 그대 품 안에’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 차인표. 그동안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선다. 작품은 오는 7월 개막하는 ‘죽은 시인의 사회’다.

1989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입시와 규율만을 강조하는 명문 사립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존 키팅이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법과 인생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대사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품이다. 연극은 영화 각본가 톰 슐만이 직접 각색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영화의 골격을 그대로 담았다. “카르페 디엠”, “오 캡틴! 마이 캡틴!” 등 익숙한 명대사들도 무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무대에서 키팅을 연기하는 사람이 ‘배우 차인표’인 동시에 ‘소설가 차인표’라는 사실이다. 그는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인어 사냥’ 등을 펴내며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고 있다. 작가 활동 경력이 문학을 사랑하는 교사 역할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그는 “20대 때 작은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막연한 감동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 대사들의 의미를 절절하게 이해하게 됐다”며 “그 말을 제 입으로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이 학생이나 학부모뿐 아니라 새로운 삶을 꿈꾸는 중년과 노년에게도 용기를 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스스로 배우, 남편, 소설가 등 여러 역할 속에서 정체성이 헷갈릴 때가 있는데, 최근 스스로 “틀에서 벗어나려는 낭만주의자”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뿐 아니라 새로운 삶을 꿈꾸는 중년, 노년 관객도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제도와 시스템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를 질문하는 연극이 될 것입니다.”

최근 중견 배우들의 연극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서진이 ‘바냐 삼촌’으로 첫 연극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연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익숙한 스타들이 연극이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자체가 관객들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차인표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도 신인의 자세를 숨기지 않았다. “연극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오만석 배우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막 하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매 연습 때마다 어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차인표 외에도 연정훈과 오만석이 같은 키팅 역으로 출연한다. 연정훈 역시 이번이 첫 연극 도전이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세 배우가 같은 인물을 어떻게 해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7월 18일부터 9월13일 대학로 놀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닐 페리’ 역에 김락현, 이재환, 찬희(SF9), ‘토드 앤더슨’ 역에 김태균, 문성현 등이 캐스팅됐다.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차인표(가운데)가 볼하트 포즈를 취하자 오만석(왼쪽)이 웃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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